조계사 앞 우정국로 주변이 소란스럽다. 몇몇 스님과 신도들이 종단과 스님들을 향해 비난을 가하고 심지어 총무원장 스님 사퇴 까지 요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종단의 원로인 설조스님이 단식에 들어가고 이 사실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면서 종단을 걱정하는 신도들이 많다. 설조스님은 하루 바삐 단식을 풀 것을 요청한다. 젊고 건강한 사람도 견디기 힘든데 노구에다 기후마저 무더운 여름의 단식은 생명과 직결되는 위험한 행동이다.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 5명의 원로의원 스님들이 농성장을 방문하여 단식 해제를 요청한 바 있다. 

설조스님 주변 인사들도 노스님의 단식 중단을 설득해야한다. 스님의 단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언론들도 자중해야한다. 주장을 거두라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보도 행태가 자칫 스님의 단식을 부추겨 원치 않는 결과를 만들 수 도 있기 때문이다. 집행부도 노스님의 주장이 마땅치 않다하더라도 우선 경청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사람 생명이 가장 우선하기 때문이다. 

우정국로에서 시위하는 인사들도 제 자리로 돌아갈 것을 요청한다. 내세우는 주장은 진위를 가리기 위해 종단 기구가 가동 중이므로 믿고 기다리는 것이 종도다운 태도다. MBC PD 수첩이 방영한 내용은 아직은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 보도에 나온 당사자들은 사실을 부정한다. 진위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종단에서도 위원회를 꾸려 활동 중이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한다. 과거처럼 진상규명도 하지 않고 무작정 버티는 것이 아니라 종단의 여러 기관이 나서 조사를 시작했으니 믿고 기다리는 것이 옳다. 만약, 이들의 주장처럼 사실로 드러나면 그 때는 전 종도들이 일어날 것이다. 두 번째는 수단의 정당성이다. 불교의 문제 해결법은 대화와 합의다. 

우리 종단은 지난 60여 년 간 폭력으로 인해 엄청난 몸살을 앓았다. 종헌 종법이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세를 규합하여 집행부를 무너뜨리고 다시 세우는 일을 끝없이 반복하며 사회적 불신과 신도 이탈을 초래했다. 그 아픈 역사를 딛고 이제 겨우 자리를 잡아가는데 다시 지난 전철을 되풀이 하자는 것은 조계종도로서 차마 못할 주장이다. 그 방식으로 종단이 바로 잡힌다면 모르지만 혼란만 더 가중될 뿐이다. 

새로운 집행부가 그 이전과 다르다는 보장도 없다. 화쟁위원회를 통해 모든 문제를 올려놓고 대화로 합의하는 좋은 방식이 있다. 또다시 폭력과 중도하차라는 아픔을 겪을 수 없다. 그리고 외부 세력이 너무 많이 개입돼 있다. 종단 소속 여부가 불분명한 스님에다 시민, 노동 단체 등 왜 종단 문제에 개입하는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섞여 있어 혼란스럽다. 

자기들만이 진실한 수도자라고 내세우는 이들의 주장이 옳은가라고 묻는 제자에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열반 직전 이런 말씀을 남기셨다. “팔정도를 행하지 않으면 누구라도 진실한 수행자라고 할 수 없다.” 문제도 해결책도 견지동에 없다. 종단을 아끼는 종도이며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는 불제자라면 원래 있던 자리로 속히 돌아갈 것을 당부한다. 

[불교신문3408호/2018년7월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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