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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스님 입적하면 싸운다는 재가자

기사승인 2018.07.16  16: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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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남 참여불교재가연대 공동대표가 조계종 기획실장 일감스님에 보냈다는 문자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충격적 내용이다. 일감스님은 최근 “설조스님 입직(적)하시면 목숨을 건 싸움이 시작될 거예요. 피하고 싶으면 지금 피하세요. 용서를 두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김 대표로부터 받은 문자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 문자를 보낸 김 대표는 다음날 곧바로 사과했지만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

문자는 설조스님이 단식으로 입적하는 것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충격이다. 단식으로 목숨이 위태롭다고 여기면 만류하고 병원으로 모시는 것이 보통의 사람이 취하는 일반적 행동이다. 노스님이 30도가 넘는 한 여름에 단식을 하면 이유가 무엇이든 만류해야 한다. 뜻을 함께 하는 사람일수록 더욱 그러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 시절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목숨을 걸고 단식하던 유민 아빠를 만류하다 함께 단식했던 일이 그 사례다. 진상규명은 정치인인 본인이 책임질 테니 건강을 보존해달라는 간곡한 청을 듣지 않자 함께 단식함으로써 유민아빠의 마음을 돌리려 한 것이다. 당시 문재인 민주당의원이 만약 ‘유민아빠 단식하다 돌아가시면 목숨을 건 싸움이 시작될 것이다. 용서하지 않겠다’는 문자를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게 보냈다면 국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사람의 생명 만큼 소중한 가치는 없다. 굳이 불교의 가르침을 들지 않아도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진리다. 주장이나 사상은 안전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기획실장 스님이 받았다는 문자는 생명을 투쟁의 수단으로 삼으려 한다는 점에서 불교의 가르침에 반하고 생명을 하찮게 여기는 범죄와 다름없다. 그대로 두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고도 방치하거나 조장하면 범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불교는 병이 들거나 환난에 빠진 사람은 구해야한다고 가르친다. 구제는 못할망정 노스님의 최후를 기다려 싸움을 벌이겠다니 사람으로서 할 도리인지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술에 취해 실수를 했다고 변명한다 해도 그 죄가 없어지지 않는다. 목숨을 건 싸움을 하겠다는 협박도 그냥 넘길 수 없다. 

아무리 읽어도 노스님의 입적을 수단 삼아 종단을 혼란에 빠트리겠다는 의도가 담긴 문자다. 백번 양보한다 해도 김 대표가 무슨 자격으로 그리고 무엇을 위해 한국불교를 대표하며 수백 만 명의 신도가 있고 천년이 넘는 고찰이 소속된 종단을 상대로 싸움을 한다는 것인가? 수십 년에 걸친 혼란과 고통을 겪고 이제 겨우 안정을 찾은 종단을 흔들어야 할 이유와 명분은 그 누구에게도 없다. 

설조스님 곁에 있는 핵심인사의 속내가 드러난 이상 종단과 문도들은 노스님의 신병 안전을 위해 즉각 나설 것을 당부한다. 경찰의 협조를 얻어 단식을 악용하는 세력으로부터 스님을 보호하고 신속히 병원으로 모셔야한다. 우선 스님을 보호하고 스님이 주장했던 종단 개혁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종도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야할 것이다. 

[불교신문3409호/2018년7월18일자] 

불교신문 webmaster@ibulgyo.com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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