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화엄사, 10월26일까지 ‘읽어버린 조각을 찾다’ 펼쳐
사찰의 성보문화재를 더 이상 눈으로만 보지말고 뜯어보고 맞춰보며 직접 체험하는 불교문화 사업이 호응을 얻고 있다.
조계종 제19교구본사 화엄사(주지 덕문스님)는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양일간 경내 일원에서 ‘화엄사 문화재와 함께 나를 찾아가는 여행’을 펼쳤다.
전통산사 문화재 활용사업 일환으로 4회째 열린 이번 행사는 ‘잃어버린 조각을 찾다’는 주제로 전국에서 30여 명이 참석했다.
첫째날에는 화엄원에서 조계종 기획실장 일감스님의 진행으로 화엄사 석등(국보 제12호)을 주제로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일감스님이 들려주는 화엄석등과 자등명 법등명 이야기, 성악가 유환삼 씨의 노래를 통해 ‘내 안에 밝히고 싶은 등불’을 켜고 마음을 나눴다.
다음날 아침 울력을 마치고 주지 스님과의 차담에서 덕문스님은 “문화재 활용사업은 수장고의 문화재를 생활속에 살려내는 프로그램”이라며 “화엄사의 문화재를 새기고 맞추다보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온몸으로 느낄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모님을 비롯해 동생들과 함께 참석한 조율(순천 남산중) 군은 “각황전과 석등에 담긴 이야기가 재미있었다”며 “정보기술 전문가가 돼 문화재를 더많은 사람들이 쉽게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화엄사 문화재 여행의 최고인기는 석경 새기기 체험. 화엄사 각황전(국보 제12호) 벽면에 있었던 화엄석경(보물 제1040호)을 직접 돌에 새기고 탁본하는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강순형 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의 각황전, 석경, 괘불에 대한 소개에 이어 조각도를 가지고 돌에 가장 좋아하는 글자를 새겼다. 부주지 영원스님도 현장에 나와 붓으로 돌에 글씨를 써주며 격려했다.
법명 ‘여의주’의 ‘여(如)’자를 돌에 새긴 양복순 씨는 “사찰에 오래 다녔지만 탑과 석등은 물론 불화속의 부처님이 어떤 분인지를 이제야 알게 됐다”며 “불교문화재를 통해 불교를 다시 공부해야겠다”고 밝혔다.
화엄사 문화재 활용사업 진행을 맡은 포교국장 도운스님은 “화엄사 성보문화재를 다양한 감각으로 느끼고 창의적으로 만들어보며 스스로 문화재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을 높일수 있도록 했다”며 “오는 10월26일까지 계속되는 화엄사 문화재 ‘잃어버린 조각을 찾다’에 많은 관심과 동참”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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