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워지면서 에어컨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에어컨 바람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 중 하나가 바로 코가 과민한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비염을 한마디로 말하면, 아주 쉽게 낫기도 하고, 또 아주 고질적으로 잘 낫지 않는 어려운 병이기도 하다. 약국이나 병원에서 처방한 항히스타민제 복용으로 쉽게 가라앉는 경우도 있지만, 그 때뿐이어서 장기적으로 약을 복용해야하거나, 복용해도 만족스럽지 못한 사람도 있다. 이런 경우 한방치료가 과연 어떨까 해서 고민되는 분도 있으리라 생각되며, 이에 도움을 드리고자 몇 회에 걸쳐 소개를 할까한다. 

알레르기란 말은 원래 그리스에서 유래된 것으로 집 먼지 진드기나 꽃가루와 같은, 일반적으로 우리 몸에 해롭지 않은 외부 항원에 대하여 불필요한 면역반응, 즉 과민반응을 보이는 경우를 말한다. 즉 인체가 외부의 원인물질에 대하여 과장된 면역반응을 보여서 오히려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을 알레르기라고 하며, 이로 인해 생기는 기관지천식,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피부염 등과 같은 병을 알레르기질환이라고 한다.

이러한 알레르기질환 중 하나인 비염은 알레르기 원인물질이 공기 중을 날라다니다 코에 영향을 주어서 코 안의 점막에 염증을 생기게 해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질환이다. 원래 알레르기 원인물질은 수만 가지가 넘는다고 하고, 알레르기비염에서는 주로 날라다니는 흡입성 알러지원이 문제가 되는데, 이 중 가장 많은 것은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바퀴벌레분비물, 동물의 비듬과 털이다. 

병원에 내원해 알레르기 검사를 받아보면 진짜 알레르기 환자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고, 또 알레르기 원인이 무엇인지도 판정받으실 수 있다. 벌써 검사를 받아 본 사람도 있겠지만, 직접 피부에 알레르기 원인물질을 떨어뜨려하는 피부반응검사도 있고, 혈액을 뽑아서 하는 RAST, MAST검사도 있다. 물론 현재까지 알려진 수만가지 알레르기 원인 전체를 검사하는 것은 아니고, 빈도수가 아주 높은 그리고 일반인이 제일 많이 가지고 있는 알레르기만 수십 가지 내에서 검사하게 된다. 알레르기 종류에 따라 약물의 치료처방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알레르기가 아닌 경우는 처방이 달라지기도 하고, 또 알레르기 치료의 기본인 회피요법에도 중요하기 때문에 검사를 받아보시는 것을 권하고 싶다.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의 증상이 있어서 알레르기라고 확신을 가졌는데, 막상 검사를 해보니 음성이어서 알레르기 비염이 아닌 경우도 있을까? 물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혈관운동성 비염이라고 하여 겉보기는 똑같은데, 알레르기는 없는 경우다. 증상의 거의 똑같아서 검사가 아니면 구별하기가 어려운데, 교감신경에 작용하는 약물이나 코점막에 뿌리는 국소혈관수축제의 빈번한 사용이 그 유발원인이 아닐까 추정한다. 그리고 알레르기 비염환자는 간혹 결막에도 충혈소양감이 있는데, 혈관운동성 비염은 결막이 정상이고, 알레르기 비염환자에게 많이 처방하는 항히스타민제는 이 비염에는 거의 효과가 없다.

축농증은 비염과 친구이기는 하지만 조금 다르다. 코는 비강과 그 주위의 공간인 부비동으로 되어있는 데, 부비동은 모두 비강내로 통해있어 분비물 배설과 환기를 하게 된다. 어떤 원인으로든 비강으로 통하는 자연배출구가 막히면 부비동의 점막이 비후되고 동내에 농 및 분비물이 고이게 되는데요, 이것을 부비동염이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축농증을 의학적으로는 부비동염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그냥 비염보다 치료가 어렵다.

[불교신문3411호/2018년7월25일자] 

홍승욱 동국대 일산한방병원 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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