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법, 군포교 현장 가장 기본
어떻게 하면 佛法 더 전할까
포교 현장 지키며 늘 노력하는
젊은 군승들에게 박수 보낸다

얼마 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군승 설법경연대회가 열렸다. 예선을 거친 십여 명의 젊은 군승들이 참여하여 열띤 법석(法席)을 펼쳤고, 많은 박수를 받았다. 첫 행사라 청중이 많지 않았지만 라디오와 TV 방송으로 방영돼 현장을 못 본 불자들도 접할 수 있어 다행이다. 행사 취지에 맞게 경험 많은 법사님 보다 경험이 적어도 젊고 새로운 이야기로 청년장병들과 호흡할 수 있는 군승을 중심으로 지원자를 꾸렸다. 예상대로 참석자들은 긴장했으며 서툴렀다. 하지만 역동성, 다양성, 새롭고 참신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어 지켜보는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함께 잘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설법은 포교의 시작이자 핵심이다. 매주 그것도 몇 번 씩 법문으로 장병들을 만나는 군승에게 설법은 가장 기본이며 무거운 숙제다. 포교역사 50년을 정리하는 중요한 행사로 ‘설법경연’ 무대를 마련한 것은 군 포교에서 설법이 갖는 중요성과 무게를 감안해서다. 최근 군승 활동이 법당에 머물지 않고 훈련장, 격오지 부대 등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군승 임무도 다양하게 늘어난다. 전투 임무에다 현장 상담 등 수시로 몸을 움직여야 하는 업무가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법회와 설법의 중요성은 줄어들지 않는다. 군승 업무가 다양해지고 많을수록 부처님 법을 전하고 불교로 장병들에게 즐거움과 감화를 주는 ‘전법’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사와 장삼을 정갈하게 수하고 부처님 법음을 전하는 귀한 자리는 변하지 않는 중심이자 기본이다. 과거가 아닌 미래를 고민하고 계획할 때에도 기본에서 시작해야 함은 물론이다. 

행사를 지켜본 사람 중에는 “스님들 설법이 진지하고 무게가 있어야 하는데 슬라이드 영상을 쓰거나 농담을 섞어서 진행해 가벼워 보이고 설법 같지 않다”는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반대의견도 있다. 그같은 형식의 변화가 젊은 군승들이 현실을 극복하려 애쓰거나 낮은 자세로 어려운 현장으로 나아가서 소통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불편해하는 모습도 새겨들어야하겠지만 좋게 바라보는데 더 점수를 주고 싶다. 주변 어디를 둘러보아도 어느 것 하나 쉬운데가 없는 오늘날 한국불교에서, 그 중에서도 가장 희망이 필요한 청년 불교를 위해, 하나라도 더 해보려 애쓰는 그 열정과 도전정신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고 본다.

사찰에 불자가 없다고 걱정할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힘들고 슬퍼하는 현장에 불교가 없음을 먼저 걱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들의 언어로 말을 건넬 수 있기를 발원해야 한다. 원효대사가 저자거리에서 춤을 추며 ‘나무아미타불’을 외친 것은 수준 높은 법문을 할 줄 몰라서가 아니다. 부처님께서도 여러 나라를 찾아다니며 설법하실 때에 그들의 언어를 사용하여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법을 전하셨다. 그것이 위대한 진리가 이 땅에 펴질 수 있었던 이유다. 

지금 이 시대 대중이 어떤 이야기를 간절히 원하는지 알지 못하지만 분명한 것은 불교가 여전히 세상과 충분히 소통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현장에서 대중과 함께 하지 않는 불교는 부처님께서 원하는 불교가 아니다. 부처님께서는 평생을 길에서 대중과 만나 법을 베푸셨다. 한국불교가 무언가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대중과 함께 하는데 부족해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군 포교 현장에 있는 군승들이 늘 돌아보며 점검하는 것도 ‘대중과 함께 하며 그들에게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는데 소홀함이 없는가’라는 반성이다. 마음으로 울리는 설법을 위해서 낮은 자세로 끊임없이 탐구하고 손을 내미는 것은 반성의 결과다. 그래서 서툴지만 새 길을 찾으며 날개 짓 하는 젊은 군승들을 응원한다. 힘껏 박수를 보낸다.

[불교신문3411호/2018년7월25일자] 

지용스님 논설위원·군법사·육군본부 군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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