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해고 여승무원 복직 결정… 종단의 활약 ‘재조명’

지난 7월21일 KTX해고 승무원 복직 결정 이후, 서울역 농성장 해단식에 참여한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 모습. 이날 해단식에는 사회노동위원장 혜찬스님(앞줄 오른쪽 두번째)을 비롯해 사회노동위원인 혜문·지몽·시경·보영·대각·서운스님 등이 참석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를 상대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다 해고된 KTX 여승무원들이 12년 만에 일터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한국철도공사와 전국철도노조는 지난 7월21일 근로자 지위 확인소송에 참여한 승무원 180명을 특별채용 형식으로 직접 고용한다는 ‘해고승무원 문제해결을 위한 노사합의서’에 합의했다.

다만 채용 분야가 당초 요구했던 ‘승무원’ 업무가 아닌 ‘역무직’인 점 등이 아직 걸림돌로 남아있다. 하지만 해고 승무원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였던 ‘환수금’ 부분이 지난 1월에 해결된 데 이어 이번엔 ‘직접 고용’까지 합의함으로써 12년 간 지속된 갈등이 일단락됐다.

이에 그동안 KTX 해고 승무원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문제해결에 앞장서온 종단의 활약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대법원이 ‘KTX 여승무원들의 해고가 무효’라는 원심을 파기하면서 해고 승무원 문제가 사회적 고통으로 급부상됐던 지난 2015년. 조계종 노동위원회(현 사회노동위원회)는 ‘대법 판결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며 판결의 부당성을 대내외에 알리는 등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했다.

이어 2017년 5월 종단은 사회노동위원회를 중심으로 이웃 종교계와 노동·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KTX해고승무원문제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대책 촉구와 해결방안 모색에 나섰다. 양한웅 사회노동위 집행위원장이 KTX문제해결 대책위원회의 집행위원장을 맡으면서 적극적인 대처에 나선 셈이다. 특히 2017년 6월, 당시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해고 승무원들을 직접 찾아 “희망의 끈을 놓지 말기를 바라며 그 희망의 끈에 힘을 보태겠다”고 용기를 북돋아주며 종단 차원의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같이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적인 움직임으로 도움을 줬다.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은 덥거나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거리에서 오체투지를 진행하며 조속한 해결을 발원했다. 108배 정진과 법회 등을 매번 열고 해고 승무원들을 위로해주고 힘을 보탰다.

각자의 의견만 주장하며 꽉 막혀있는 노사 간 대화의 창구를 열어주는데도 큰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대법원의 원심파기 판결로 해고 승무원 1인당 1억원 가량 떠안고 있었던 환수금 문제는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를 비롯한 종교계 중재가 해결의 물꼬를 틔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환수금 문제 해결 후 김승하 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장은 총무원장 설정스님을 예방한 자리서 “조계종 스님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고마움을 표했고,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이제 해고 승무원들이 원직복직이 될 때까지 관심 갖고 힘을 보태겠다”며 화답했었다.

지난 5월부터는 격주 목요일마다 서울역, 대전 코레일 본사, 청와대 등지에서 사회노동위원회가 주최 ‘KTX 여승무원 복직과 직접고용을 위한 기도회’를 열기도 했다.

사회노동위원장 혜찬스님은 “KTX여승무원들은 우리사회 비정규직 문제의 상징으로서 원만하게 해결돼 의미가 있다”며 “이제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아직까지 풀지 못한 쌍용차, 콜트콜택 노동자 등 약자들을 위한 발걸음에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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