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정사처럼 성역화불사 캠페인> 기원정사와 수닷타 장자 설화⓵

조계종 총본산 성역화불사 추진위원회는 지난 5월18일부터 모연캠페인 ‘기원정사처럼 성역화불사’를 진행 중이다. 부처님께 사찰을 보시하기 위해 금화로 땅을 덮었던 수닷타 장자처럼, 조계종 총본산의 땅 한 평을 100원짜리 동전으로 덮을 수 있는 금액 60만원을 약정하고 모연에 동참하는 캠페인이다.

본지는 성역화불사 추진위원회와 공동캠페인에 동참해 한국불교중흥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함께 할 예정이다. 첫 번째 순서로 기원정사 건립에 얽힌 수닷타 장자 설화를 살펴본다. 화성 신흥사 회주 성일스님의 <붓다 콘서트-부처님 교화이야기 16> 일부분을 발췌했다.

수닷타 장자의 귀의

사밧티(사위국)의 제일 부호(재벌) 수닷타 장자는 외롭고 고독한 사람들을 돕는 이라고 하여 급고독이라고 부른다. 이 장자가 라자가하(왕사성)에 사는 친구 백근 장자의 집에 갔을 때 그곳에서는 귀한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큰잔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예전 같으면 자신을 반가이 맞아 지극 정성으로 대접하던 사람이 다른 손님맞이에 여념이 없었다. 장자는 어떤 손님이 오기에 이렇듯 온갖 정성을 기울여 준비하는지 궁금하여 물어보았다.

“임금님이라도 오십니까? 아니면 누가 결혼이라도 합니까?”친구는 부처님께서 오신다고 하면서 가까운 숲에 머물고 계시는 부처님에 대한 얘기를 들려주었다. “부처님이라니요? 책 속에서나 이야기 속에서 들을 수 있는 부처님이 실제 태어나 계신다는 말이오?”

“그렇습니다. 카필라 국 정반왕의 아들로 태어나 29세에 출가하여 35세에 성도하셔서 지금 이 나라 임금님의 귀의를 받고 백성을 교화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그의 제자가 자그마치 1250명이나 된답니다.” “어디 계십니까? 당장 가서 뵙고 싶습니다.”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 내일 아침 일찍 찾아가세요.” 부처님 이야기를 듣고 더할 수 없는 기쁨과 설렘으로 빨리 부처님을 뵙고 싶은 수닷타 장자는 이튿날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그 밤에 부처님을 뵈러 숲으로 갔다. 그는 휘영청 밝은 달 아래 숲에서 자고 있는 많은 수행자(스님)들의 편안한 모습에 감동하였다. 그리고 저쪽 숲에서 홀로 명상하고 계시는 사문을 뵙고는 저 분이 바로 석가모니부처님이시라는 것을 느꼈다.

흥분된 수닷타 장자는 숨을 가라앉히고 조용히 부처님 발 아래 엎드려 절했다.

“거룩하신 부처님, 사밧티에서 온 수닷타가 문안드립니다.” “잘 왔소. 당신은 전생에도 많은 복을 지어 좋은 일을 하더니, 금생에도 큰 부자가 되어 임금님을 잘 섬기면서, 고독한 사람들을 보살피고 있군요.” “감사합니다, 거룩하신 부처님. 쳐다만 보아도 행복합니다.

우리나라 백성들에게도 부처님을 뵈올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합니다.” “가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거처가 있어야지요. 나의 권속이 1천명이 넘기 때문에 큰 절이 있어야 합니다.”

정사(절)를 지어드려야겠다고 발원하다

“절은 어느 곳에 어떻게 지으면 됩니까?” “비산비야(非山非野)라. 높은 산도 아니고, 낮은 들판도 아니고, 숲이 있고, 물이 흘러내리는 곳이면 좋습니다. 도시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어서 밥을 얻어먹기 편리하면 더욱 좋습니다.”

순간 수닷타 장자는 기타 태자가 가지고 있는 숲을 마음속에 그리면서 말씀드렸다. “제가 반드시 절을 지어 바치겠습니다.” “그렇다면 내 제자 사리불과 의논하여 알아서 하십시오.”

환희심에 벅찬 수닷타는 단걸음으로 내려오며 사밧티 일대를 다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기타 태자의 숲처럼 좋은 곳이 없었다. 그러나 임금님의 아들이 가지고 있는 땅이라 팔지 안 팔지 그것이 문제였다. 어떻든 가서 사정해 보고 억금(億金)이 들더라도 반드시 큰 절을 하나 만들어 드려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돌아왔다. 날이 밝아 사시(巳時)가 되니, 1250 대중이 줄을 지어 들어왔다.

복장을 단정히 하고 질서 있게 걸어오는 스님들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신선과도 같았다. “이 세상 사람들이 아니구먼.” “세상 사람은 분명한데 도를 닦아 그 마음과 행이 세상 사람들과는 전혀 다르지”

이렇게 주인 친구와 말을 주고받으며, 1250 대중이 쭉 둘러앉아 공양하는 것을 보았다. 모두 가져온 발우(밥그릇)에 신도들이 나누어주는 음식을 받아 질서 있게 먹었다. 손을 먼저 물그릇에 담가 씻고, 차근차근 밥을 먹는데 한 사람도 말하는 사람이 없고 쳐다보거나 돌아보지 않고, 오직 밥그릇을 껴안고 밥 티 하나 흘리지 않고 먹었다.

수닷타는 감탄하였다. “아, 저것이다. 옷을 단정히 입고, 걸음걸이를 바로하고, 밥을 잘 먹는 사람, 저 사람들이 지성인이 아닌가. 나는 책에서, 이야기로 들어서 옛 신선들이 그렇게 살았다는 말은 들었지만, 살아 있는 사람들 가운데서 저렇게 점잖은 사람들은 처음 보았으니 어서 가서 절을 지어 우리 백성들에게도 저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어야겠다.” 하고 서둘러 고향으로 길을 떠났다. 수레를 타고, 말을 달리며 외쳤다. ▶2편 계속

 

 

[불교신문3404호/2018년6월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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