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스님 거취 관련 '교시'

진제 종정예하 교시를 대독하고 있는 원로회의 의장 세민스님.

진제 조계종 종정예하가 8일 총무원장 설정스님의 거취와 관련해 “종단 제도권에서 엄중(嚴重)하고도 질서(秩序)있는 명예로운 퇴진이 수반돼야 한다”는 내용의 교시를 발표했다.

진제 종정예하는 이날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원로회의 의장 세민스님이 대독한 종정교시를 통해 “조계종지종통을 봉대하는 우리 승가는 국민에게 심대한 심려를 끼친 점을 매우 가슴 아파한다”며 “산승은 사부대중과 국민 앞에 한 점 의혹도 남김없이 소상히 소명해 밝히도록 하교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진제 종정예하는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항간에 제기된 의혹에 대해 사실우뮤를 떠나, 종단 화합과 안정을 위해 용퇴를 거듭 표명했다”면서 “위원장 밀운스님 기자회견장에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동석해 종단 혼미와 혼란을 신속히 수습하기 위해 사퇴하기로 밀운스님과 약속했으나 입원함으로 인해 동참하지 못한 것이 애석하며, 속히 쾌차 하셔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종단제도권에서 엄중하고도 질서 있는 명예로운 퇴진이 동시에 수반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시시비비 벗어나 다 함께 불교 중흥의 대장정에 동참”

원로의장 세민스님이 진제 종정예하의 교시를 대독하고 있다.

그러면서 특히 전 사부대중을 향해 수행자 본분으로 돌아가 대화합의 장에서 위법망구의 정신으로 교단 교권 수호에 앞장서 줄 것을 당부했다.

진제 종정예하는 “이제 사부대중은 시시비비의 속박에서 벗어나 상호 자성과 용서로써 수행본분으로 돌아가 대화합의 장에서 다함께 중지를 모아 불교중흥의 대장정에 동참해야 한다”며 “우리 승가는 만물이 잠들어 고요한 시간인 새벽3시 전국 대소 사찰에서 동시에 국리민복과 조국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해 축원하고 있고, 용맹정진시에는 21일 간 허리를 바닥에 대지 않고 불철주야 정진수행하는 것이 승가의 일상이고 본분이며 진면목”이라고 경책했다.

“외부세력과 정치권력의 종단 관여 절대 안 돼”

특히 외부세력과 정치권력이 절대 종교에 관여해선 안 된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진제 종정예하는 “생명 존엄성과 인권은 절대적 성역으로 불성”이라며 “정교분리 원리와 원칙에 의해 종교가 정권에 예속되거나 종속되어서도 아니 되며, 외부세력과 정치권력이 종교에 절대 관여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10·27법난은 우리 승가 불협화음으로 인해 유한한 정권이 무한한 초세간적 불교 교단·교권을 유린해 정교가 공히 우리 역사에 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와 치욕의 오점을 남겼다”며 “법난과 같은 일이 우리 불교사에 또 다시 반복되는 우를 범해선 아니 되며, 불교는 그 어느 때 보다 자주·자율로 법성을 자각확립 해야 한다”고 밝혔다.

“종헌종법 질서 속에 차기 총무원장 여법히 선출” 

끝으로 “우리 승가는 율장 정신을 받들어 종헌을 준수하고 종헌종법 질서 속에서 사부대중과 국민여망에 부응해 여법하게 선거법에 의해 차기 총무원장을 선출해야 한다”며 “우리 종도들은 과거 일은 조고참회하고 불자 본분으로 불석신명하고 위법망구 정신으로 불교교단·교권을 수호해 불조 혜명을 받들어 불은에 보답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다음은 이날 종정예하가 발표한 종정교시 전문. 

宗 正 敎 示

우리 불교(佛敎)는 이 땅에 전래(傳來)된 이래 영산회상(靈山會上)에서 석가세존(釋迦世尊)께서 염화미소(拈華微笑)로 설시(說示)하신 정법안장(正法眼藏) 불조심인(佛祖心印)을 계계승승(繼繼承承)하였습니다.

조계종지종통(曹溪宗旨宗統)을 봉대(奉戴)하는 우리 승가(僧家)는 국민에게 심대한 심려(心慮)를 끼친 점을 매우 가슴 아파합니다. 살을 저미고 뼈를 깎는 자정(自淨)으로 구각(舊殼)을 벗고 국민의 뜻에 함께 하고자 합니다.

산승(山僧)은 사부대중(四部大衆)과 국민(國民) 앞에 한 점 의혹도 남김없이 소상히 소명(疏明)하여 밝히도록 하교(下敎)한 바 있습니다.

총무원장 설정(雪靖)스님은 항간에 제기된 의혹(疑惑)에 대하여 사실유무(事實有無)를 떠나, 종단(宗團)의 화합(和合)과 안정(安定)을 위해 용퇴(勇退)를 거듭 표명(表明)하였습니다.

위원장 밀운스님 기자회견장에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동석(同席)하여 종단의 혼미(昏迷)와 혼란(混亂)을 신속히 수습하기 위해 사퇴(辭退)하기로 밀운스님과 약속하였으나 입원함으로 인해 동참하지 못한 것이 애석하며, 속히 쾌차(快差)하셔야 합니다.

종단제도권에서 엄중(嚴重)하고도 질서(秩序)있는 명예로운 퇴진(退陣)이 동시에 수반(隨伴)되어야 하겠습니다.

이제 우리 사부대중은 시시비비(是是非非)의 속박에서 벗어나 상호 자성(自省)과 용서(容恕)로써 수행본분(修行本分)으로 돌아가 대화합(大和合)의 장(場)에서 우리 다함께 중지(衆志)를 모아 불교 중흥(中興)의 대장정(大長程)에 동참(同參)하여야 하겠습니다.

우리 승가(僧家)는 만물(萬物)이 잠들어 고요한 시간인 새벽3시에 전국 대소(大小)의 사찰에서 동시에 국리민복(國利民福)과 조국통일(祖國統一)과 세계평화(世界平和)를 위해 축원(祝願)하고 있습니다.

용맹정진(勇猛精進)시에는 21일간 허리를 바닥에 대지 않고 불철주야(不撤晝夜) 정진수행(精進修行)하는 것이 승가의 일상(日常)이고 본분(本分)이며 진면목(眞面目)입니다.

생명의 존엄성(尊嚴性)과 인권(人權)은 절대적 성역(聖域)으로 불성(佛性)입니다. 정교분리(政敎分離)의 원리(原理)와 원칙(原則)에 의하여 종교가 정권에 예속(隸屬)되거나 종속(從屬)되어서도 아니 되며, 외부세력(外部勢力)과 정치권력(政治權力)이 종교에 절대 관여해서는 아니 됩니다.

10.27법난(法亂)은 우리 승가의 불협화음(不協和音)으로 인하여 유한(有限)한 정권이 무한(無限)한 초세간적(超世間的)인 불교 교단(敎團)・교권(敎權)을 유린(蹂躪)하여 정교(政敎)가 공(共)히 우리 역사에 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傷處)와 치욕(恥辱)의 오점(汚點)을 남겼습니다.

10.27법난과 같은 일이 우리 불교사(佛敎史)에 또다시 반복되는 우(愚)를 범해서는 아니 되며, 불교는 그 어느 때보다도 자주(自主)・자율(自律)로 법성(法性)을 자각확립(自覺確立)해야 하겠습니다.

우리 승가는 율장(律藏) 정신을 받들어 종헌(宗憲)을 준수하고 종헌종법(宗憲宗法) 질서 속에서 사부대중(四部大衆)과 국민여망(國民輿望)에 부응하여 여법(如法)하게 선거법에 의하여 차기 총무원장을 선출하여야 합니다.

우리 종도(宗徒)들은 과거의 일은 조고참회(照顧懺悔)하고 불자의 본분으로 불석신명(不惜身命)하고 위법망구(爲法忘軀)의 정신으로 우리 불교교단(佛敎敎團)・교권(敎權)을 수호하여 불조(佛祖)의 혜명(慧命)을 받들어 불은(佛恩)에 보답(報答)하여야 하겠습니다.

佛紀2562(2018)年 8月 8日

大韓佛敎曹溪宗 宗正 眞際 法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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