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강원환경설치미술초대작가전 18일 개막...9월8일까지 개최

대나무를 재료로 ‘섞다(打乱)’라는 작품을 공동으로 설치하고 있는보센 리아오와 용창 첸.

9월8일까지 홍천백락사서 개최
국내외작가 30여명 참여해
자연친화적 재료로 조성한 작품
경내에 전시...축하음악회도 개최

강원도 홍천 백락사에서 아주 특별한 국제 설치미술전이 열린다. ‘2018 강원환경설치미술초대작가전’이 그것. 오는 18일 개막해 9월 8일까지 진행되는 환경설치미술전은 올해로 13회째다. 18일(토) 개막식에는 기념음악회도 초촐하게 열린다.

홍천 백락사(주지 성민스님)가 주최하고 강원환경설치미술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환경설치미술전은 KBS, EBS, BTN, 낙산사, 흥천사, 홍련암이 협찬하고 대한불교조계종, 강원도, 홍천군, 강원랜드가 후원한다. 이번에 참여하는 작가는 마랑 우와리(대만), 보센 리아오(대만), 용창 첸(대만), 아마르사이칸 남스라이자브(몽골), 멍크얼딘 멍크조리크(몽골), 올가 마로자바(러시아), 유라 미스트라이유가프(러시아), 코헤이 다케코시(일본), 타쿠 츠무라(일본) 등 외국의 중견작가 9명과 강희준, 김도현 김재윤, 김지은, 김화언, 마진성, 문병탁(하영주), 박상덕, 박선형, 박성민, 박성배, 박소영, 박인진, 박형필, 이 일, 이진주, 이창민, 이혜진, 장재익, 조영철, 홍철민, 황환일 등 국내작가 23명을 포함해 30여 명이 넘는다.

설치미술전이 개막되기 전 찾은 지난 12일 백락사 경내는 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와중에도 구슬땀을 흘리며 작품활동을 하는 여러 작가들이 보였다. 설치미술 작품이라 용접을 하는 작가가 있기도 하고 망치질을 하는 작가, 실을 나무에 두르는 작가 등 국내와 외국인 작가들이 여기저기서 작품활동에 몰입하고 있었다.

강원환경설치미술전의 특징은 ‘환경’이라는 단어가 들어있는 것처럼 모든 작품을 자연 친화적인 재료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 살아있는 재료를 사용해서는 안 되고 죽은 나무나 재활용 가능한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

작품투어를 해 보았다. 우선 사찰 입구 다리 앞에는 이진주 작가(건국대 출강)의 ‘리듬(Rhythm)’이라는 작품이 설치돼 있었다. 이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단단한 쇠붙이들이 모여 움직인다. 마천루 같기도 하고 잔뜩 집어 올린 마른 나뭇가지들 같기도 하다. 그들의 리듬에 나도 따라 흘러간다. 높은음으로 고양되기도 하고 저 아래로 흩날려지기도 한다. 흐르고 흘러 처음의 음으로 되돌아온다. 그렇게 다시 내가 된다.”라고 자신의 작품을 소개했다. 단단한 철 조각이 뜨거운 뙤약볕 아래 달구어져 있었지만 작가의 말대로 마천루 같기도 하고 나뭇가지 같기도 하다. 작품을 보는 이들의 상상력에 맞게 내용이 보여지고 있었다.

외국작가들도 만나보았다. 대나무를 재료로 ‘섞다(打乱)’라는 작품을 공동으로 설치하고 있는보센 리아오와 용창 첸은 “어릴 때 시골에서 대나무로 작은 집을 지어 휴식공간으로 활용했던 집을 모티브로 작품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작가노트에서도 이들은 “대나무 엮기는 대만의 원주민인 판차(Pancha)의 전통공예다. 어렸을 때부터 대나무를 사용하여 낚시 바구니와 가방과 같은 일상적인 다양한 도구를 만드는 것을 보면서 자랐다. 대나무를 짜서 만든 도구들은 단순하면서도 삶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대나무로 만든 이 작품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고, 우리 민족의 공예미학과 일상 속의 지혜를 전달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몽골작가 아마르사이칸 남스라이자브의 '열린 길' 작품.

백락사 경내 숲 깊숙한 곳에서 아내와 함께 작업을 하고 있는 몽골작가 아마르사이칸 남스라이자브는 ‘열린 길(Open Way)’이라는 작품을 조성하며 “우리는 하나의 세계에 살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우리가 원한다면 길을 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둥든 지구모양과 그곳으로 통하는 문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윤 작가의 '너와 나를 연결해 주는 것은 무엇인가' 작품.

섬유예술을 전공한 김재윤 작가(건국대 출강)는 요사채 옆에서 나무에 실타래를 두른 여러 개의 조각을 조화롭게 배치한 작품 ‘너와 나를 연결해 주는 것은 무엇인가(What Connects You and Me?)’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의 작가노트에는 “사람과 사람, 이것과 그것,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실과 같이 한 가닥으로는 약한 존재가 모여 평면을 이루고 이것이 다시 모여 입체로 거듭나며 실체화된다. 사람과 사람에 연결되어 있는 보이지 않는 실, 이것과 그것의 사이를 연결하는 보이지 않는 어떤 것,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관통하는 보이지 않는 어떤 흐름과의 관계 우리는 과연 정의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여운 깊은 글이 남아 있었다.

백락사주지 성민스님은 초대의 글을 통해 “무질서의 연속이 사람 사는 모습인가? 우주적 질서는 카오스라 했지만 그러나 자연은 항상 어떤 질서에 부합되어 흐른다. 때 되면 꽃피듯 여기 작은 공간에도 사람들의 약속이 자연 속에 스며들어 하나의 질서가 되었다. 아름답지 않는가? 우리가 만나고 만드는 인연이!”라고 밝히며 “많은 분들이 사찰에서 진행되는 환경설치 미술작품전에 오셔서 관람하고 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진주 작가의 ‘리듬(Rhyt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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