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총무원장선거 기호 1번 혜총스님

기호1번 혜총스님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조계종단의 정체성을 확립시켜 국민들과 종도들에게 희망찬 불교를 선사하고 싶다”고 역설했다.

조계종 36대 총무원장 선거에 나선 기호 1번 혜총(慧聰)스님은 “조계종단의 정체성을 확립시켜 국민들과 종도들에게 희망찬 불교를 선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특히 “늘 상대방 입장에서 베풀어야 한다”는 지론으로 살아온 혜총스님은 포교원장을 역임한 경험을 살려 남다른 포교분야에 대한 원력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울러 종단의 위계질서를 바로 세우고 수행과 포교 활성화를 통해 함께하며 존경받는 승단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후보 공통 질문>

1. 출마를 결심한 이유.
2. 캐치프레이즈에 대한 설명(주요 종책 브리핑 포함).
3. 많은 종책들 가운데 가장 먼저 이행하고 싶은 과제와 이유는?
4. 한국불교의 문제점은 무엇이며 이를 극복할 방안은 무엇인가.
5. 본인이 총무원장이 된다면 종단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달라.
6. 다른 후보보다 나은 자신만의 차별성이 있다면?
7. 누군가 한 사람을 불자로 만들고 싶다면
어떤 식으로 포교하고 감화시킬지 말씀해 달라.
8. 평소 좌우명은 무엇인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지켜온 가치는?
9. 마지막으로 종도들에게 드리는 당부.

 1953년 초발심을 낸 이후 출가생활을 하면서 요즘처럼 한국불교가 사회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은 모습을 본적이 없다. 이 위기는 승가의 위계질서가 무너져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나서 다시 승가의 위계질서를 확립하고 싶다.

무엇보다 수행과 포교를 잘하는 불교를 만든다면 불자가 신명나고 국민들이 믿어주는 종교가 될 것이다. 욕심이 나서 총무원장에 도전한 것이 아니다. 수행과 포교를 잘하는 종단을 만들고 싶어 큰 원력을 냈다.

 '조계종단의 정체성을 확립하겠습니다'가 이번 36대 총무원장 선거에 나서는 캐치프레이즈이다. 조계종단의 정체성 확립이 현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는 생각이다. 주요 종책은 '총무원장 선거 직선제' '사부대중이 함께하는 종단 운영'이다.

종회의원 스님 81명과 교구본사 주지 스님, 그리고 각 교구 선거인단이 뽑는 현 총무원장 선출제도는 '쏠림' 현상이라는 병폐를 키우고 있다. 유력한 몇몇 이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 같다. 그래서 사미 사미니 스님을 제외한 비구 비구니 스님 전체가 투표를 하는 직선제가 이뤄져야 한다.

'사부대중이 함께 운영하는 종단'도 중요하다. 이제 비구 비구니 중심의 불교는 지양해야 한다. 우바새 우바이 등 재가불자들의 함께 하는 종단으로 탈바꿈해야 된다. 파격적일수도 있지만 재가자 종회의원과 원로의원도 종도들의 뜻이 허락된다면 추진하고 싶다.

 특히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승려 노후복지제도 확충'이다. 우리 스님들은 일생을 부처님을 의지하고 출가해서 수행하고 포교했는데 마지막에 갈 곳이 없다. 물론 현재 종단에서 승려복지제도가 원활히 운영되고 있지만 지금보다 기금을 대폭 늘려 더 많은 스님들이 혜택을 입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구체적인 기금 조성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교구본사나 말사에서 승려 노후복지 기금 마련을 위한 분담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또한 적극적인 모연 캠페인을 통해 재가불자와 국민들에게 도움을 받아야 한다.

 승가의 위계질서가 무너지고 권력지향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결국 스님과 스님, 스님과 재가자 등의 화합이 깨진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율법에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자리에 앉을 땐 승려 된 차례대로 앉으라고 하셨다. 그것이 위계질서를 지키라는 말씀이다. 그러나 현재 위계질서가 스님의 보직에 따라 달라지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몇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권력 독점현상을 막기 위해 총무원장과 본사주지는 단임제로 해야 하며 종회의원은 4선 아웃제를 실시해야 한다. 또한 본사 주지는 60세 이상 부터 맡을 수 있고 나이제한을 두지 말아야 한다. 원로 스님들을 잘 모시자는 뜻이다. 이 같은 방안을 제도화하면 자연스럽게 위계질서가 잡힐 것이라 믿는다.

승가 위계질서 다시 세워
조계종 정체성 확립할 것
스님들 안정적인 수행생활
위한 승려복지 최우선과제

포교원장 역임한 경험살려
포교종책 구성·실행 ‘자신’
군림하지 않고 '머슴'이라는
마음으로 종도·국민 모실것

 현대 한국불교 율(律) 중흥조인 자운스님을 40여 년간 시봉했고 향곡 성철스님 등 당대 큰 스님들을 모셨던 경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총무원장이 된다 하더라도 종도들 위에 군림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항상 낮은 자세로 스님과 재가자 그리고 일반 국민들을 모시는 총무원장이 될 것이다.

총무원장은 가장 높은 사람이 아니라 불교를 사회와 국민 그리고 종도들에게 이어주는 머슴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조계종단이 수행과 포교를 잘 하면서 안정되고 화합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지 고민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국민들에게 신망 받고 종도들이 함께하는 종단이 될 것이다.

 물론 다른 후보들도 뛰어난 스님들이지만, 나는 종단의 포교원장을 역임했던 만큼 포교전략이 뛰어나다고 확신한다. 특히 ‘어린이’ ‘청소년’ ‘군장병’ 포교에는 남다른 원력을 갖고 임했다. 포교원장으로 일하는 동안 종령기구인 어린이청소년 포교위원회를 설립하고 어린이와 청소년 전법중심도량을 선정하는데 앞장섰다.

아울러 어린이·청소년 포교 3개년 사업을 중점적으로 펼치며 신도 증대에도 힘썼다. 어린이 청소년 계층을 포함한 포교분야에 새로운 종책을 제시하고 실행할 수 있는 자신이 있다.

 포교라는 것은 결국 수행이다. 그래서 스님들이 진실한 마음을 갖고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자연스럽고 위대한 포교방법이다. 감화라는 것은 강제성을 띄지 않는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스님들이 위의를 갖추고 어떤 상황이든지 간에 수행에 임하는 모습을 불자들과 일반 국민들에게 보여준다면 자연스럽게 스님들을 우러러보고 신심이 일어날 것이다.

 삶의 지표로 삼았던 말은 ‘꽃도 너를 사랑하느냐?’이다. 15살 때 해인사에서 자운스님을 모실 때 일이다. 꽃을 좋아하면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다는 말 때문에 꽃을 좋아한 적이 있었다. 그러다 며칠 자리를 빈 사이에 키우던 꽃이 시들어 죽었다. 상심한 채 있자 자운스님이 나를 불러서 하셨던 말이다.

나는 꽃을 좋아하면 심성이 고와지고 존경받을 수 있다는 욕심으로 꽃을 좋아한 것이지 한 번도 꽃이 나를 좋아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화두에 들었다. 이어 자운스님은 "꽃이 너를 사랑할 때까지 너는 꽃을 사랑하지 말라"고 가르치셨다. 결국 내 입장이 아닌 상대방 입장에서 살펴보라는 말씀이었다. 이것이 지금까지 나의 출가생활을 꿰뚫고 있는 배려와 존중 그리고 하심(下心)의 가치이다.

 지금까지 부처님만 보고 일생을 살아왔다. 또한 역대 큰스님의 뜻을 따르고 대중의 공의를 따르고 살아왔다. 그 초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수행하고 포교하고 또 화합하도록 노력하겠다. 그래서 반드시 환희에 찬 불교를 만들어 종도들과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지금까지 매사에 소홀함 없이 일이든 공부든 수행이든 포교든 목숨 걸고 했다. 그래서 자신 있다. 자운스님이 입적하시기 전 "너는 사회와 종단에 할 일이 많으니 다 하고 오라"는 내게 해준 마지막 당부처럼, 마지막으로 몸과 마음을 바쳐 종단에 회향하고 싶다.

 

혜총스님은?

1945 경남 통영 출생
보경스님을 은사로 출가. 출가본사는 범어사
1956 통도사에서 자운스님을 계사로 사미계 수지
1963 범어사에서 동산스님을 계사로 비구계 수지
해인사 승가대학 졸업, 동국대 불교학과 졸업
해인사승가대학 총동문회 10대 회장
5대 포교원장, 동국대학교 석림동문회장 회장
16대 대각회 이사장, 現 부산 감로사 주지

저서: <꽃도 너를 사랑하느냐>(2000)
     <새벽처럼 깨어 있으라>(2006) 

수상: 국민훈장 동백장(1988)
     조계종 포교대상 공로상(1989)    
     조계종 종정 표창(1992)

     국무총리 표창(2003)
     자랑스런 동국인상(2010)
     자랑스런 부산시민상(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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