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

김제동 지음/ 나무의마음

한 달에 평균 5000명, 많을 때는 거의 2만 명까지도 만난다는 대한민국 대표 이야기꾼인 방송인 김제동. ‘국민멘토’ 법륜스님과의 인연으로 다양한 불교문화행사에 초청되는 등 불교계에도 친숙한 그가 최근 헌법 이야기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를 펴냈다. 이 책은 딱딱하고 어려울 것 같기만 한 헌법을 저자 특유의 입담과 재치를 살려 유쾌하고 따뜻하게 풀어낸 헌법 독후감이다.

“헌법 제37조 1항입니다. 신문 칼럼에서 우연히 이 조항을 처음 봤어요. 딱 보고 마치 연애편지의 한 구절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른여섯 가지 사랑하는 이유를 쫙 적어놓고 마지막에 추신을 붙인 거죠. ‘내가 여기 못 적어놨다고 해서, 안 적었다고 해서 널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야.’ 법 조항이 그렇게 감동적일 수 있는지 그때 처음 알았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헌법을 읽어보고 너무너무 좋았기 때문에, 좋은 영화 보면 추천하는 것처럼 여러분께도 한번 읽어보라고 하고 싶었어요.” 이처럼 저자는 2016년 중순에 헌법을 처음 읽고, 이 좋은 걸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그때부터 헌법에 대해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보통 ‘법’이라고 하면, 우리를 통제하고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테두리 지어놓은 것으로 생각한다. 반면 저자가 읽은 헌법은 그렇지 않았다. ‘국민이 국가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적어놓은 ‘국가 사용 설명서’였다.

그리고 헌법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남겨주신 상속 문서이자, 오로지 국민들에게만 유리하고 국민이 갑인 계약서이자 연애편지였다. ‘나 이렇게 살아도 괜찮구나’ 그렇게 존엄을 일깨워주고, 억울한 일 당하지 말라고 다정하게 토닥여주는 헌법을 함께 읽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더불어 저자가 헌법에 담긴 ‘행복추구권’에 대한 남다른 해석이 눈에 띈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든, 애인과 헤어졌든 만나고 있든, 돈이 있든 없든, 지위가 높든 낮든 모든 인간은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할 권리를 가진다고 부처님도 가르치셨다”면서 “우리 헌법에도 그런 내용이 담겨 있는데, 행복을 추구할 권리, ‘나는 지금 불행해’라고 외칠 수 있는 권리가 바로 그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헌법의 가치와 의미를 새삼 깨닫게 해준 지난 정권의 실세들을 ‘역행보살’이라고 칭하며 고마운 존재라고 언급한 부분도 주목된다.

이런 이유로 저자는 “대한민국 헌법을 두 글자로 압축하면 “너여!”라고 생각한다“면서 ”헌법의 주인은 바로 당신, ‘너여!’라고. 1조 1항에서 다시 찍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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