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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비구니-1전문성’에 지도력 갖춰야 신뢰 받는다

기사승인 2018.09.20  1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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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비구니회 출범 50주년 특별기획 <中> 좌담/‘여성불교 활성화’

 

 

종로노인종합복지관장 정관스님

비구니 스님들 ‘신심’ 남달라

인권과 복지 중시하는 시대

사회 곳곳 스님의 손길 절실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

다분야에서 여성진출 강화

비구니 스님들도 깃발 들고

전법교화 주체로 앞장 서야

이인자 불교여성개발원 초대원장

비구니 스님이 한국불교의 힘

전국비구니회, 여성불자와 화합

경책과 지원 아끼지 않았으면…

‘대한불교조계종 전국비구니회’가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이를 계기로 한국불교의 현 비구니 스님들의 위상과 역할을 점검하고 더불어 여성 재가불자의 활동을 조명하는 특별좌담을 열었다. 지난 18일 불교신문사에서 열린 좌담에는 종로노인종합복지관 관장이자 전국비구니회 사회부장 소임을 맡고 있는 정관스님과 김응철 중앙승가대 포교사회학과 교수, 이인자 불교여성개발원 초대원장이 참석했다.

 

-전국비구니회가 올해로 반백년이 됐다.

정관스님

벌써 5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출가직후에는 오로지 수행만 하면 된다고 여겼다. 생활불교나 문화와 복지 등 대중포교라는 용어도 낯설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도 스님이 휴대전화를 지니고 있는 모습만으로도 손가락질을 받았었다. 이제 스마트폰에 직접 차를 몰고 다니는 저를 보노라면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인자 원장

1990년대 말부터 종단기구로서 불교여성개발원을 만들기 위해 겪은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주변에서 선뜻 지원해주고 응원해주지 않았다. 당시 전국비구니회 회장 명성스님이 우바이와 비구니 스님은 불교를 이끌어가는 양 날개라며 격려말씀을 주셔서 창립멤버들에게 큰 힘이 됐다. 전국비구니회 50주년 축하드린다.

김응철 교수

전국비구니회관 법룡사가 개원할 당시 선재스님의 사찰음식 등 다양한 포교프로그램을 제시했고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한국불교에 비구니 스님의 역할은 1980년대 이후부터 두각을 보였다. 여성 중심의 사회구조와 맞물려 비구니 스님들이 불교문화 활동 공간을 넓히는데 역할이 컸다.

-비구니 스님들의 역할.

정관스님

출가 전 집안 막내로 자라나 눈치 안보고 하고 싶은 말은 다 했다. 불교는 자유와 해탈을 지향하는 종교로 알고 출가를 했는데 사찰은 너무나 보수적이고 남녀차별도 심하게 느껴졌었다. 지금에서 돌이켜보면 공동체로서 규율과 수행자로서 청규를 지키는 과정이었고 그 또한 귀한 가르침이었지만. 이제 인권과 복지를 중시하는 시대다. 이를 지향하고 실천하기 위해 비구니 스님들의 역할이 절실하다.

김응철 교수

현대사회에서 높아진 여성의 위상만큼 한국불교에서 비구니 스님은 단연 주류라고 생각한다.정관스님

비구니 스님들이 좀더 용감하고 과감하게 행동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복지관 관장 자격으로 종로구청에서 회의를 할 때도 특별한 이유없이 기독교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을 정할 때가 많다. 이럴 때 좌시하지 않고 종교적 중립을 외치면서 문제제기를 한다.

김응철 교수

중앙승가대학도 20~30년 전만해도 재학생 중 비구니 스님 숫자가 비구 스님에 비해 적었다. 요즘엔 비구니 스님들이 학업을 주도한다. 비구니 스님들의 전문성도 강화됐고 역할 범위도 넓어졌다. 이웃종교와 비교해 보면, 그들은 여성 성직자가 아니라 보조자 수준인데 비구니 스님들은 이미 여성 성직자, 수행자로 자리잡았다. 다만 능력에 비해 지금껏 활동공간이 좁았다. 이를 반성하고 더욱 더 넓혀가야 한다.

이인자 원장

여성 재가불자 위상도 예전이 비해 상당히 높아졌다. 일부 비구 스님들은 여성 재가불자들을 대할 때 대놓고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어릴 때 어머니와 절에 가서 그런 모습을 자주 목격해서 그런지 교수불자연합회 활동 전까지는 사찰에 가는 것이 불편했다. 불교여성개발원을 만든 취지도 여성 재가불자가 치마불교 기복불교로 폄하되는 현실을 겨냥해서 여성이 사부대중의 한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다.

-불교 내 여성위상 강화.

김응철 교수

한국불교에서 여성 재가불자는 90%에 달한다. 전국 교구본사 신도 임원들 대다수가 여성이고 단위사찰 신도조직도 거의 여성들이 임원을 맡고 있다. 사찰 신도교육이 활성화돼 있고, 여기에 여성들이 적극 참여한다. 종교 소비층 주류가 여성인데다 비구니 스님들이 이들 여성 중심의 불교를 리드하는 문화가 형성됐다. 비구니 위상과 역할이 강화된 이유다.

그럼에도 여성출가자 수가 줄어드는 것은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여성들이 종교조직에 들어와 이를 주도하고 자주적으로 해 나가려는 욕구가 있는데, 출가 아닌 재가로도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길이 다방면으로 열려 있기 때문이다. 스리랑카나 태국 미국 등지에 다양한 수행도량이 생겨났고, 이들이 종교적 욕구를 적절하게 해소해준다. 비구니 스님들 역시 과거에 비해 해외에서 유학하는 스님들이 많다. 조계종에서 석박사를 취득한 스님 중 70% 이상이 비구니 스님이다. 그만큼 공부하고 전문성을 축적해가고 있다. 은사 스님을 모시는 것, 출가 본사를 정하는 것 등 비구니 스님들의 선택지가 비구 스님에 비해 적은 것도 문제다. 이런 부분들이 해소되어 출가의 진입장벽이 없어진다면 출가자 규모도 달라질 것이다.

초중고교 교사도 대부분 여성이다. 사법고시 행정고시에서도 여성 합격자가 우세하다. 여성들이 사회 각 분야에서 남성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보인다. 여성 독신도 적지 않다. 과거에는 독신으로 산다 하면 출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얼마든지 독신생활이 가능하고 수행방법도 다양하기 때문에 출가자 수가 줄어든 부분이다. 진입 장벽 열고 수행 교육 체계화 하면 출가자 수도 늘지 않을까 싶다.

-비구니 스님들 삶은 ‘화합’ 그 자체

김응철 교수

수도권에서 서울 진관사가 대표적이다. 산철에는 20명까지 대중 스님이 늘어난다.

이인자 원장

도반들과 대중생활을 하는 비구니 스님들 만나면 정말 존경스럽다. 비구 스님들에게 느껴지지 않는 면모가 비구니 스님들에게 있다.

정관스님

비구니 스님들은 행자 때부터 신심으로 다져 있다. 인간으로서 외로움이 있다 해도 비구니 스님들은 도반들과의 여행이나 기도수행으로 감내한다. 또한 비구니 스님 도반들간에는 서로 어려움이 있을 때 아낌없이 돕는다. 비구니 스님은 하다못해 혼자서 밥을 해먹으로 살아도 즐겁고 여법하게 잘 산다.

-비구니 스님과 여성 재가불자들의 위상

김응철 교수

비구니 스님들이나 여성 재가불자들의 경우 자기 영역을 갖고 전문성 강화해야 한다. 단지 스님이라는 이유로 사회에서 인정받긴 어렵다. 스님이면서도 복지 분야에 강한, 이를테면 정관스님 같은 분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깃발 들고 전법교화 주체로 나아가야 한다. 전문성과 지도력을 가지고 많은 사람을 교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한국 불교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분야에서 여성들이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이인자 원장

불교여성개발원이 2년에 한번씩 ‘여성불자 108인’을 선정하는 이유도 각 분야에서 전문성 있고 불자다운 삶을 영위하는 분들을 연대하기 위함이다. 그런 분들을 종단에서도 활용하길 바란다.

-여성 시각으로 불교를 활용.

김응철 교수

요즘 ‘문화치유명상’이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문화방편으로 재미있게 마음을 치유하는 명상법이다. 불안 분노 우울과 같은 정신적 문제를 치유하고 이를 명상으로 지속가능하게 함께 해나갈 수 있는 생활명상이다. 이 영역에 사람들을 모아보니 대다수가 여성들이다. 여성들이 정서적으로 감각적으로 집중하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종단에서도 여성인력을 양성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

정관스님

사찰 토지가 전국에 분포돼 있다. 최근 경북 상주에도 청정한 자연환경이 갖춰진 사찰토지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여기에 사부대중 모두가 노후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수행문화공동체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평생 불교에 몸담고 살아가는 노보살님들, 노스님들을 시봉하고 농사도 짓고 수익사업도 하고 각종 스포츠와 레저활동도 할 수 있는 종합타운을 조성하면 얼마나 좋을까. 사찰과 스님들이 이러한 공동체를 만들어 노년을 외롭게 보내다 결국 개종까지 하는 현 세태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 비구니 스님들이 주축이 된 ‘병원 전법단’도 보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강화돼야 한다. 복지관을 운영하고 있지만 복지에만 그쳐서는 안된다.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들,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에게 그들이 평생 끌어안고 살아온 불교가 그들에게 끝까지 삶의 울타리가 되어 준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

김응철 교수

공동체 형성에 관해 정관스님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스님들은 출가수행자 중심, 재가자 중심 이렇게 따로 떼놓고 생각하는데 ‘도반마을’이라 해서 사부대중이 함께 하는 공동체를 지향한다. 물론 공동체 안에서 승재가가 별도로 움직이는 시스템이다. 연금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잔존 자원을 회향하고 자기 생을 마치는 도반마을, 그러면서도 서로 다른 세대가 함께 갈 수 있는 마을이다. 좋은 부지가 있다면 이러한 공동체가 불교정신을 살리고 실천하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종단에서 특별법을 제정해서 특별지구 만드는 방안도 있다.

이인자 원장

‘웰빙’의 삶과 ‘웰다잉’을 실천하는 삶이 바로 그러한 공동체적 삶이라 생각한다.

이인자 원장

앞서 말한대로 불교여성개발원 창립 당시 전국비구니회 회장 스님께서 여성출가자와 여성불자는 새의 두 날개와 같다 하셔서 감동을 받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지금도 비구니 스님들과 여성 재가불자들간에는 거리가 멀다. 전국비구니회에서 여성 재가불자 활동에 경책도 해주시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 주시길 바란다.

김응철 교수

전국비구니회관 법룡사의 기능이 상당히 위축돼 있다. 전국의 비구니 스님들은 물론이고 여성 재가불자들도 내집 드나들 듯 마음 편하게 회관을 이용하면서 취미활동도 하고 세미나도 열고 다양한 무대로 활용돼야 한다. 사찰 이상의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강화되길 기대한다.

정리=하정은·이경민 기자

사진 김형주 기자

정리=하정은 이경민 기자 tomato77@ibulgyo.com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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