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산사 순례

유홍준 지음/ 창비

‘문화유산답사기’ 저자
유홍준 前 문화재청장

‘한국의 산사’ 세계유산
등재를 기념한 ‘특별판’

“산사순례 답사객 위한
좋은 안내서 되길 기대”

홍준 명지대 미술사학과 석좌교수가 우리나라 산사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안내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산사 순례>를 최근 출간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영주 부석사 전경. 사진=산사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

지난 6월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는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을 유네스코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13번째 세계유산이다.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 등 7개 사찰이 그 주인공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 ‘7~9세기 창건 이후 현재까지의 지속성, 한국 불교의 깊은 역사성’이 세계유산 등재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누적 판매부수 4000만부 기록한 스테디셀러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로 우리나라 전국토를 박물관으로 만들며 문화유산답사 붐을 이끌었던 유홍준 명지대 미술사학과 석좌교수가 우리 산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산사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안내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산사 순례>를 선보여 주목된다.

학자로서는 물론 제3대 문화재청장을 역임하며 행정 관료로서 역량을 펼치기도 했던 그는 지난 2016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서울편1, 2)를 펴내며 불교계 안팎에서 호평을 얻기도 했다. 우리 산사의 가치와 아름다움에 주목하고, 널리 알리고, 예찬해 마지않던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꼽힌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기념하는 의미도 담고 있는 이번 책에는 세계유산목록에 등재된 7개 사찰 가운데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 4곳과 목록에 포함되지는 않았으나 그에 못지않은 아름다움과 가치를 지닌 남한의 사찰 15여 곳, 그리고 아직은 가볼 수 없지만 언젠가는 가보게 될 북한의 사찰 2곳이 담겨 있다.

특히 저자는 산사의 역사뿐 아니라 각 가람배치, 산을 끼고 들어앉은 산사의 자리앉음새, 산사와 자연의 조화가 만들어낸 ‘산사의 미학’을 전국의 대표적인 산사들을 소개한다. 그에 따르면 소백산맥의 능선과 조화를 이룬 영주 부석사는 비탈진 진입로와 사과밭부터 산사의 그윽함을 더하며 무량수전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그 자체로 한 폭의 풍경화다. 양반 고을 안동의 봉정사는 본 절의 정연한 가람배치도 일품이지만 한옥과 마당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영산암까지 꼭 들러야 하는 사찰이다. 순천 선암사는 진입로부터 산사의 디테일이 빠짐없이 살아 있는 대표적인 사찰이며, 땅끝 마을 해남 대흥사는 추사 김정희와 초의선사가 쓴 명품 현판들이 즐비해 그것만으로도 즐길 만한 곳이다.

이와 더불어 세계유산에 지정되지는 않았으나, 누구나 한 번은 들어보고, 가보았을 전국 각지의 명찰들도 만나볼 수 있다. 전라도를 대표하는 고창 선운사와 부안 내소사는 서해의 낙조와 함께 즐길 만한 사찰이며, 예산 수덕사와 부여 무량사는 하루 답사 코스로도 가능한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저마다의 사연과 역사가 깊은 곳이다. 문경의 봉암사는 일반의 출입이 통제된 청정도량으로 그 풍경을 담은 글조차 많지 않으니 이 책에 실린 내력과 그 안의 문화유산에 대한 소개는 귀한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은은한 새벽 예불 소리를 떠올리게 하는 비구니 수행도량 청도 운문사, 비화가야의 유물과 억새밭으로 유명한 화왕산에 자리 잡은 창녕 관룡사, 멀리서도 눈에 띄는 수마노탑으로 유명한 정선 정암사 등은 자연과 하나 되고, 산 중의 그윽함을 풍기는 빼어난 산사들이다.

여기에 답사기 ‘북한편’에 실린바 있는 묘향산의 보현사와 금강산의 표훈사 등 북한의 사찰 2곳도 함께 수록했다. 남한과는 다른 불교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북한이기에 산사의 풍경도 남한과는 다소 다르지만, 문화유산이 잘 보존되어 있는 절집으로 뽑았다. 남북 관계가 개선되고, 당장 금강산 관광이 재개된다면 머지않아 답사처로 삼을 만하다. 저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로 우리나라 산사에 대한 관심이 새삼 일깨워진 것을 보면서 산사를 찾아가는 분들의 길라잡이가 되기를 희망하며, 기왕에 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소개한 산사 20여 곳을 한 권으로 엮었다”면서 “부디 이 책이 산사를 순례하는 답사객의 좋은 안내서가 되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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