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홍콩 느와르 영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영화 ‘영웅본색’으로 유명한 배우 주윤발이 최근 전 재산을 기부한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그는 홍콩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 재산(56억 홍콩달러, 한화 8090여억원)을 다양한 자선단체 등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수천억원에 이르는 액수는 물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면서 밝힌 기부철학이 더욱 귀감이 되고 있다. 

그는 “그 돈은 내 것이 아니다. 돈은 행복의 원천이 아니다”라며 “인생에서 가장 힘든 것은 돈을 얼마나 버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평화적인 사고방식을 유지하고, 걱정 없이 남은 인생을 살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뜻깊은 소회를 전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17년 된 2G폰을 최근에야 스마트폰으로 교체하는 등 한 달 생활비로 우리 돈 11만 원 정도 쓰는 ‘짠돌이’ 생활을 이어가며 펼친 자선활동이라고 하니 더욱 진정성이 느껴진다. 

불교에서는 이처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자비의 마음으로 무언가를 널리 베푸는 것을 가리켜 ‘보시’라고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베푼다고 해서 보시라고 할 수 없다. 대가를 바라는 마음으로 보시를 하는 것은 안하느니만 못하다. 주어도 줬다는 마음이 없고, 받아도 부끄럽지 않고, 주고받는 물건이 깨끗해야 참다운 보시다. 그래서 ‘내가’, ‘무엇을’, ‘누구에게 베풀었다’라는 의식 없이 온전한 자비심으로 베푸는 참다운 보시를 가리켜 ‘무주상보시’라고 한다. 

청빈한 삶으로 조건 없는 자비 나눔을 실천한 주윤발의 기부야 말로 종교를 초월해 무주상보시라고 부를만하다. 때문에 “진정한 영웅, 영원한 따거”라는 극찬과 함께 홍콩을 비롯해 전 세계 시민들에게 깊은 울림을 줬다. 그리고 갈수록 척박해지는 현대사회에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실천하며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모범답안을 보여준 것 같아 더욱 의미 깊게 다가온다.

[불교신문3436호/2018년10월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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