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개인전 여는 한국화가 김양수 화백

김양수 作 ‘정진’. 한지에 수묵채색, 34*23cm.

20~25일 오카자키市미술관서
한국화 감성 담은 30여점 전시

한국에서 전해진 종이제조법
역사 간직한 日 종이마을 지역서
개인전 여는 역사적 의미

중견 한국화가 김양수 화백이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시립미술관(岡崎市美術館)에서 ‘물길 따라 갔더니 꽃 피었더라’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연다.

오카자키시립미술관은 동경과 오사카의 중간 지점인 나고야시 동부에 있는 아이치현(愛知県)에 소재한 미술관이다. 아이치현은 에도 막부의 초대 쇼군(將軍)인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가 태어난 곳으로 일본의 유서 깊은 역사적 유물이 많은 곳이다.

특히 아이치현 오하라마을(小原村)은 610년 무렵 우리나라 고구려의 승려 담징이 종이 제조법을 전한 이후 15세기 메이오(明応)시대부터 일본의 대표적인 종이 화지(和紙)를 생산해온 종이마을이다. 이후 일본의 대표적인 종이 공예가인 무사시노 대학의 후지 다스키치(藤井達吉. 1881~1964)교수가 종이에 꽃잎과 나뭇잎 등의 자연물을 넣은 종이뜨기법을 개발하여 오하라공예지(小原工芸紙)의 산지가 됐다.

이와 같은 일본 종이마을로 유명한 아이치현의 오카자키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한국화가 김양수 화백의 개인전에 담긴 의미는 각별하다. 한국에서 전해진 종이제조법의 오랜 역사를 안고 한국화의 깊은 감성을 담은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는 까닭이다.

김양수 화백의 개인전이 열리게 된 배경은 아이치현에서 ‘한국의 바람’이라는 문화단체를 이끌고 있는 일본인 ‘오야 미쓰오’(大屋滿男)씨가 주선하여 작가의 전시를 초대했다. ‘오야 미쓰오’(大屋滿男)씨는 한국의 문화와 예술에 심취하여 여러 차례의 국악인 초청 공연 등을 주선한바 있다.

김 화백은 이번 일본 개인전에 30여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작가의 작품은 먹과 종이라는 동양문화의 상징적인 재료적 바탕에서 자연과 인간이라는 뗄 수 없는 생명의 바탕과 근원을 특유의 감성으로 헤아리고 있다. 서정시인 이성선 시인에서 부터 여러 시인과 많은 시화전을 함께 한 작가는 시인으로 등단하여 시화집 ‘내 속 뜰에도 상사화가 피고진다.’ 에서부터 ‘고요를 본다’ ‘함께 걸어요 그 꽃길’ ‘새벽별에게 꽃을 전하는 마음’에 이르는 네 번째 시화집을 펴내기도 했다.

김 화백의 작품은 재료적인 전통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감성을 추슬러가는 의식이 분명하게 담겨있다. 작가는 단순하게 시각적으로 보는 그림의 한계를 넘어 소리가 들려오고 향기가 느껴지고 자연의 숨결이 만져지는 입체적인 그림을 추구한다.

김 화백은 언제나 시를 그리는 보편적인 시화전 그림이 아닌 그림으로 시를 쓰는 역설적인 의식으로 작품을 선보여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해주는 작가이다. 특히 그림을 통하여 선과 명상의 세계를 추구하는 ‘명상화법’이라는 새로운 화법을 창안하여 국내는 물론 외국에 주요한 갤러리에 많은 초대 전시가 이루어졌다. 정신의학계의 유명인사인 이시형 박사도 작가에게 찾아와 문인화를 배워 화가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김 화백은 우리나라 남종문인화의 세계를 창출한 소치 허련 선생의 고향인 전남 진도 출신이다. 동국대학교 미술학부와 성신여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중국 중앙미술학원에서 벽화를 전공한 그는 올해 고향 진도의 임회면 용호리에 내려가 적염산방(寂拈山房)이라는 화실을 열어 작업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진도는 조선 후기 남종화의 대가 소치 허련(小痴 許鍊. 1807~1892)이 스승인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1786~1856) 선생이 1856년 세상을 떠나자 다음해 1857년 50세에 고향 진도에 낙향하여 운림산방(雲林山房)이라는 화실을 열어 작업에 전념한 곳이기도 하다.

김양수 作 ‘마음쉬기’. 한지에 수묵채색, 34*23cm.
김양수 作 ‘마음 길’. 한지에 수묵채색, 34*2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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