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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공동체 교구를 가다]<9>제8교구본사 직지사

기사승인 2018.11.13  18: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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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융·공개 살림…모범적 승가공동체 구현 ‘주목’

제8교구본사 직지사는 1958년 녹원스님이 주지로 부임한 이후 8동에 불과하던 당우가 80여동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황악산 자연과 어우러진 직지사 전경.

사적 보험도 교구 부담
승가노후복지 단연 두각

사찰운영위원회 활성화
재정 투명화 등 성과

교구-본사 종무 체계화
말사에 행정지원 서비스

지난해 12월 직지사 조실 녹원스님이 입적했다. 녹원스님은 1980년대와 1990년대 조계종 총무원장과 학교법인 동국학원(현 동국대학교) 이사장을 역임하는 등 종단의 중책을 두루 거치며 종단 중흥의 기틀을 다진 큰어른이다. 1983년 비상종단 직후 총무원장을 맡아 종단을 정상화시켰고 승려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출가사찰이자 평생 주석했던 직지사를 종단의 승려교육도량이자 대가람으로 일궈냈다. 동국대에 불교종합병원을 처음 설립한 것도 녹원스님이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이룩한 업적이다. 

녹원스님이 머물렀던 직지사는 조계종의 제8교구본사다. 김천시와 구미시, 상주시, 문경시, 예천군 등 경북 서북부지역을 관할하고 있으며 소속 말사로 70여 사찰을 두고 있다. 구미 도리사, 해운사, 문경 김룡사와 대승사, 상주 남장사와 북장사, 상주포교당, 예천 용문사 등이 수말사급 사찰에 속한다. 조계종 종립특별선원이 있는 문경 봉암사도 직지사의 말사다. 비구니도량인 김천 청암사와 문경 윤필암도 꽤나 이름이 알려져 있다.

8교구에는 340여명의 재적 스님들이 소속돼 있는데, 제산문도가 대부분이다. 제산문도의 좌장인 제산스님은 문하에 많은 제자가 있었다. 그 중에서도 탄옹스님과 전강스님, 고암스님, 서운스님 등이 크게 일가를 이뤘다. 이들은 각기 흩어져 전강스님이 2교구본사 용주사, 고암스님이 해인총림 해인사 용탑선원, 서운스님이 팔공총림 동화사와 강화 전등사에 뿌리를 내렸다. 지금 직지사의 상당수는 탄옹스님 문하의 손상좌와 증손상좌급이다. 직지사의 큰어른격이었던 관응스님과 녹원스님이 모두 탄옹스님의 제자다. 

제8교구본사 직지사는 교구종회와 사찰운영위원회 등을 통해 주요 현안과 예결산안 등을 교구대중 및 신도들과 공유하고 소통하고 있다. 교구종회 모습.

8교구를 대표하는 본사 직지사는 동국제일가람이라는 별칭을 지녔다. 현재 종단의 사미·사미니 수계산림과 행자 수계산림을 도맡아 진행하는 만덕전을 비롯해 80여 동의 전각과 당우가 넓게 펼쳐진 사격으로 볼때 과연 동국제일가람이라 칭할만하다. 그러나 승군장 사명대사가 출가하고 주지를 맡는 등 조선 제일의 위세는 조선 후기 쇠락의 길을 걸어 일제강점기 때에는 해인사 말사로 편제되기도 했다. 해방 후 25교구로 개편하면서 경북 서북부를 책임지는 8교구본사로 자리를 잡게 됐다. 

직지사의 현재 모습은 1958년 주지로 부임한 녹원스님의 중창 원력에 힘입은 바 크다. 사유대지 1만평과 전답 1만2600평, 임야 3700평 등의 부지 매입과 8개 동에 불과하던 불전과 당우 재건 등 괄목할만한 불사가 진행됐다. 무엇보다 종단의 승려양성 기본도량이라는 상징성은 의미가 적지않다. 

8교구는 지난 반세기 동안 녹원스님과 관응스님이라는 큰 산을 배경으로 종단의 세파에 큰 휘둘림 없이 공동체를 유지해왔다. 문도 개념과 교구 개념이 동일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조용한 가운데 지역 포교와 수행이 진행되는 교구문화를 형성해왔다고 볼 수 있다.

올해 직지사는 이전과 달라졌다. 개산 160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호국성사 사명당 추모문화대제전을 열었다. 개산조 아도화상 수향제를 비롯해 금자대장경 사경대회와 음악회, 사명당 추모 세미나, 백일장 및 직지신인문학상 공모전, 1600년 기록전 등 다양한 행사를 열었다. 산중에서 지역사회로 나아가는 모습이다. 

내적으로도 적지 않은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살림 공개다. 2016년 직지사 주지로 부임한 웅산스님은 원융살림과 공개살림을 교구와 본사 운영의 원칙으로 삼고 재정 공개와 신도들이 참여하는 사찰운영위원회 활성화를 추진했다. 사찰운영위원회는 본사 주요 소임자와 신도회 임원이 참여하는 논의기구다. 직지사는 예결산안을 포함한 교구와 본사의 주요 현안을 교구종회와 사찰운영위원회를 반드시 거치고 이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직지사 종무소를 교구 및 본사 종무소로 확대하고 교구 업무를 체계화시킨 부분도 주목할만하다. 대부분의 본사 종무소가 교구와 본사 업무가 동시에 진행됨에도 사찰 종무소 성격에 그치는 현실을 감안하면 진일보한 성과로 볼 수 있다. 이는 본사 종무소가 말사에 대해 행정을 지원하고 본사와 말사간 유기적 관계를 유지하는 역할을 원할히 수행할 수 있어 긍정적 효과를 내고 있다. 

직지사는 종단내 진행되고 있는 승가복지 분야에 있어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종단 차원의 승가복지 외에 교구별로 진행되는 승가복지는 다른 교구에 비해 늦게 시작된 반면 혜택의 폭은 넓게 적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8교구가 교육과 포교, 수행이 원활히 이뤄지는 승가공동체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직지사는 내다보고 있다. 

제8교구는 올해부터 승가복지제도를 확대 시행하는 등 교구공동체 구현을 위한 다양한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월 설립한 직지사 승려복지회 창립총회.

승가복지 시행, 공동체 회복 첫걸음

올해부터 8교구에 적을 두고 있는 340여 스님들의 복지제도가 본격 시행됐다. 종단이 시행하고 있는 승려복지제도에 8교구만의 제도가 추가됐다. 종단내 교구별 승려복지제도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8교구의 승려복지제도는 종단의 <승려복지법>에 근간을 두면서도 수혜대상의 범위를 교구 재적승과 재직승, 제산문도로 규정했다. 흐트러진 승가공동체정신을 회복하고 나아가 교구 공동체를 구현하는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

이에 따라 8교구 재적 및 재직승, 제산문도 스님들 모두가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국민연금, 상해보험 등 폭넓은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인당 월 3만6000원의 건강보험료와 연 1500만원 범위 내의 입원진료비 및 장기요양비, 삼성생명 월 보험료 7만원 등이 지원된다. 특히 모든 대상스님들의 사적 보험료를 지원범위에 포함한 점은 여느 교구 보다 한걸음 나아간 혜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8교구본사 직지사는 승려복지제도 운영을 위해 지난 3월 교구 승려복지회를 설립했다. 제도 시행에 필요한 재원은 본사와 교구 수말사가 출연했다. 구미 해운사, 도리사, 약사암과 예천 용문사, 상주 남장사와 북장사, 문경 김룡사, 서울 연화사 등이 기금 조성에 힘을 보탰다. 여기에 재가불자들의 후원을 받아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참여한 후원회원은 8개월여만에 1000여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직지사는 본사내 다목적 다비장을 마련했다. 다비장은 스님과 재가불자, 애완동물을 각각 화장하고 의식을 진행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 임시로 마련되는 다비장과 달리 다비와 화장이 상시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상설화함으로써 ‘출가에서 열반까지’라는 승가복지로 진일보한 것이라는 호평을 얻고 있다.

직지사=박봉영 기자 bypark@ibulgyo.com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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