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미래세대위원회가 출범 1주년을 맞아 개최한 2차 대화마당 주제는 '미래세대와 성평등'이었다. 이날 대화마당에선 표면적인 성평등 교육보다 성차별적 요소를 감지할 수 있는 '성인지 감수성'을 키우자는 제안이 나왔다.

조계종 미래세대위, ‘성평등’
주제 관련 대화마당 개최…

표면적 성평등 교육 아닌
생활 속 성차별 감지하는
‘성인지 감수성’ 교육 필요

미투(Me too)운동, 여혐·남혐으로 표현되는 이성간 혐오, 혜화역부터 광화문까지 이어진 여성단체들의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등 올해 한국사회를 관통하는 주요 이슈는 ‘성평등’ 문제였다.

이런 가운데 미래세대가 겪고 있는 다양한 성차별과 성폭력 문제를 살펴보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산하 미래세대위원회(위원장 심산스님)는 오늘(11월14일) 서울 전법회관 3층 회의실에서 ‘미래세대의 성평등을 말한다’를 주제로 대화마당을 열었다.

무엇보다 이날 대화마당에서 눈길을 끌었던 내용은 “표면적인 성평등 교육에서 벗어나 일상생활 속에서 성차별적 요소를 예리하게 감지해 낼 수 있는 ‘성인지 감수성(gender sensitivity)’ 교육을 미래세대에게 실시하자”는 변신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의 제안이다.

‘이 시대 한국 청년들이 겪는 성차별’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변신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

‘이 시대 한국 청년들이 겪는 성차별’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변 교수는 먼저 다양한 지표를 통해 현재 한국의 성평등 현황을 짚었다. 특히 2017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성 격차지수’에서 한국이 144개국 중 118위로 하위권에 머문 것을 지적했다.

이어 “일부 사람들은 2018년 유엔개발계획(UNDP)에서 밝힌 성불평등지수에서 160개국 중 한국이 10위를 기록한 것을 언급하며 기뻐하지만 이 통계는 고위직·전문직의 성비, 임금격차, 소득, 여성장관 수 등 여성의 정치·사회·경제적 지표가 빠져있다”며 “이를 통해 한국의 성평등 수준이 전근대적 의식에 머무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변 교수는 “젠더폭력으로 드러나는 성불평등 문제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펼칠 성평등 정책을 통해 전향적으로 변화될 수 있다”며 “미래세대를 비롯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성인지 감수성을 기르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나선 홍혜은 비혼지향생활공동체 공덕동하우스 대표도 “지금까지 문제해결 방식의 초점을 약자의 권리획득에 맞췄지만, 보호는 차별의 대책이 될 수 없다”며 성인지 감수성을 가진 시민을 길러내야 한다는 변 교수의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아울러 홍 대표는 “평등사상을 체화한 이들이 늘어나는 사회가 곧 ‘안전한 사회’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홍혜은 비혼지향생활공동체 공덕동하우스 대표도 "보호는 차별의 대책이 될 수 없다”며 성인지 감수성을 가진 시민을 길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이날 대화마당에선 현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가 사이버성폭력 현황과 구조를 설명하며 웹하드 등 피해 촬영물이 불법 유포되는 유통 플랫폼 폐쇄를 주장했으며, 조승미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강사가 ‘불교계의 젠더 감수성과 성평등한 문화를 위한 대안’을 발표했다.

한편 미래세대위원회 출범 1주년을 기념해 ‘불교, 미래세대를 말한다’라는 대주제로 진행 중인 이번 대화마당은 오는 28일 ‘미래세대 정책과 지원을 말한다’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마지막 시간엔 미래세대에 대한 고민을 지속해오고 있는 이웃종교와 불교계 단체의 이야기를 통해 미래세대위원회의 향후 활동 방향을 정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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