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다볼 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정희성 시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에서
이 시는 1979년에 발표되어 많은 사람들의 애송시가 되었다.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는다면 추운 골목과도 같은 이 세상을 견딜 수 있으리. 그 어떤 한랭의 기류도 우리의 사랑을 춥게 할 수 없으리. 한 슬픔이면서 한 그리움인 내가 한 슬픔이면서 한 그리움인 당신을 만나 한 폭의 꿈을 비단처럼 엮을 수 있다면. 손과 손을 마주 잡고 서로가 서로에게 눈부처가 된다면. 날줄과 씨줄인 당신과 내가 그처럼 만난다면.
[불교신문3441호/2018년11월17일자]
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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