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방가

각묵스님 지음/ 초기불전연구원

경전연구·번역 매진한
초기불교硏 지도법사

부처님이 생존할 당시
승가가 어떻게 법·승법
정리했는지 분석한 책
“어떻게 하면 부처님 법
진정한 상속자 될 것인가"

초기불전연구원 지도법사 각묵스님이 초기불교 논서 <위방가>를 국내 최초로 우리말로 완역해 최근 책으로 출간했다. 사진은 각묵스님(사진오른쪽)과 초기불전연구원장 대림스님.

불교의 적통을 자부하는 상좌부는 부처님 가르침을 승단의 규범을 정한 율장과 부처님 직계 제자들의 가르침을 담고 있는 경장, 불교의 핵심인 법에 대한 정의와 분류, 분석, 설명을 담고 있는 논장의 세 가지 보배창고에 담아 전승하고 있다.

이 가운데 논장에 속하는 일곱 가지 논서, 즉 칠론(七論)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위방가(分析論, 법의 분석)>는 초기불교 교학과 수행의 18가지 핵심 주제를 분석한 소중한 경전으로 꼽힌다. 인도에서 10여 년 동안 산스크리트어, 빨리어를 공부하고 귀국해 초기불교 연구에 매진해 온 초기불교연구원 지도법사 각묵스님이 <위방가>를 국내 최초로 우리말로 번역해 두 권의 책으로 출간해 불교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빨리어 경장 니까야의 첫 번째인 <디가 니까야> 전3권, <상윳따 니까야>를 전6권으로 번역·출간한 성과에 이은 스님의 역작이다.

“초기불전은 부처님 말씀이 가장 생생하고 온전히 기록된 만큼 승가의 근본이 모두 담겨 있다”는 각묵스님은 그 동안 초기불전연구원장 대림스님과 함께 율장·경장·논장 등 빨리어 삼장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작업에 매진해 왔다.

특히 스님은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 주제 18가지에 대한 경장의 방법과 논장의 방법을 통한 종합적인 분석이라 할 수 있는 논장의 두 번째 <위방가>를 주목했다. 그리고 오랜 연구와 번역 작업 끝에 부처님 재세시의 승가가 담마와 아비담마 즉 법(法)과 승법(勝法)을 어떻게 정리했는가를 볼 수 있는 2권의 우리말 <위방가>를 내놨다. 60여 쪽 정도의 분량인 빨리어 원전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위방가 주석서>등 여러 문헌들을 참조해 많은 주해를 달면서 1220쪽에 달하는 분량으로 옮겨낸 것이다. ‘법의 분석’이라는 뜻 그대로 <위방가> 전체 18장은 초기 불교의 교학, 수행, 지혜, 법 등 4가지 큰 주제로 구성된다. 1권은 18장으로 구성된 ‘위방가’ 원문 중에서 1∼8장, 2권은 9∼18장을 싣고 있다. 각 장은 여러 분석 방법을 동원해 이러한 주제들을 종합적으로 설명한다.

스님은 “본서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많은 주해를 달았는데, 제1권에는 277개, 제2권에는 421개의 주해가 담겨있어 전체적으로는 700개에 달한다”면서 “주해는 대부분 <위방가 주석서>를 발췌 번역한 것으로서 불교의 적통인 상좌부 불교의 법에 대한 전통적인 이해를 계승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부처님께서는 ‘나의 제자는 법의 상속자가 되지 재물의 상속자가 되지 말라고 하셨다”는 각묵스님은 법의 연구(對法)로 직역할 수 있는 아비담마는 ‘어떻게 하면 부처님 법의 진정한 상속자가 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법의 연구야말로 승가가 해야 할 근본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출간하면서 스님은 ‘역자를 위시한 지금의 우리 승가는 법의 상속자가 되기보다는 재물의 상속자가 되는 것에 더 몰두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를 반성하게 됐다‘며 자조 섞인 고백을 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위방가>의 한글 완역은 빨리어 삼장과 주석서 원전에 대한 한국불교의 이해수준을 한 단계 발전시킨 좋은 사례가 되기에 충분하다. 이를 통해 한국불교의 세계화에도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축하하기 위해 지난 2일 초기불전연구원의 근본도량인 김해 보리원에서 그동안 역경불사를 격려해준 불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조촐한 출판기념법회도 가졌다.

스님은 “부처님의 제자로서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 관심을 가지고 그분의 가르침을 통해 화두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책에 담긴 내용은 일반 불자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렵긴 하지만 승가가 해야 할 근본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전해야 하는 것인 만큼 세상에 내놓게 됐다”고 의미를 밝혔다. 이어 “논장 첫 번째 <담마상가니>가 논장의 주제인 ‘아비담마 마띠까’에 대한 상세한 분석이라면 두 번째 <위방가>는 논장의 방법을 통한 종합적인 분석”이라며 “<담마상가니>를 읽고 <위방가>를 읽으면 보다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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