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결산 총무원 

안정과 화합 열망 크게 작용
총무원장 선거 조용하게 치러
불교 사회적 위상 회복 만전

올 한 해 종단은 전 총무원장 설정스님을 둘러싼 의혹에서 비롯된 종단 내부 위기와 혼란을 조속히 수습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종단은 지난 8월26일 조계사에서 참회와 성찰, 종단 안정을 위한 교권수호 결의대회를 봉행했다. 총무원장 불신임 사태를 뼈아픈 교훈으로 받아들이고, 추락한 불교의 사회적 위상을 되찾기 위한 자리였다.

총무원과 중앙종회,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 전국비구니회, 중앙신도회 등 종단 주요기관과 단체 등에서 참여한 1만여 명의 사부대중은 종헌질서에 따라 불교와 종단을 바로세우기 위한 결의를 다졌다. 교권을 흔드는 세력들에 대해서는 단호히 맞설 것을 결의했다.

다행히 제36대 총무원장 선거는 과거와 달리 비교적 조용하게 치러졌다. 차기 총무원장 선출을 계기로 종단의 조속한 안정과 화합을 되찾아야 한다는 종도들의 의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를 불과 이틀 앞두고 세 후보가 집단 사퇴하는 일도 벌어졌지만, 후보자들 간 신상공격이나 흑색선전, 금품살포 등 선거법 위반행위는 발견되지 않았다. 단일 후보가 된 원행스님도 “화합의 어려운 길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결국 9월28일 실시된 선거에서 73.9%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기호 2번 원행스님이 신임 총무원장으로 당선됐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취임법회에서 “지난 시절 우리 종단은 커다란 혼란기를 겪었다”며 “총무원장 소임을 시작하는 이 자리에서 초심으로 돌아가 사부대중과 함께 수시로 탁마하고, 한국불교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새 총무원 집행부 인사에도 화합과 혁신의 원칙이 적용됐다. 교구본사와 중앙종회 등 대중의 의견을 공평하게 수렴하면서도 전문성을 두루 갖춘 스님들을 요직에 기용하면서 종단 화합과 발전을 기약했다.

전통문화의 올바른 계승·발전을 위한 종단 집행부의 다각적인 노력도 눈에 띈다. 특히 총무원장 스님은 취임과 동시에 현 정부의 일방 통행식 불교 관련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전통문화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당국에 촉구했다. 정부는 이러한 현안에  대해 조속한 해결책과 입장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종단 재정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2019년도 중앙종무기관 세입세출 예산안은 총 1004억5719만원으로 편성되면서, 종단의 주요  목적불사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교육원은 지난 7월4일 전법교화활동 연수인증 승가결사체로 선정된 20개 단체에 인증서를 전달하며 포교할 줄 아는 스님들을 현장에 대거 투입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사진은 기념촬영 모습.

■ 2018 결산 교육원 

현장형 승가결사체 눈길
교육시스템 개혁은 과제

종단 스님들에 대한 교육을 책임지는 조계종 교육원은 올해 화두를 ‘전법능력 향상’으로 설정했다. 교육원장 현응스님은 지난 1월18일 신년기자간담회에서 “종단의 모든 스님들이 충실한 교육과 수행을 통해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전법과 교화 활동을 펼쳐나가겠다”고 천명했다. 세상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그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스님들을 적극적으로 발굴 육성하겠다는 취지였다.  

실제로 교육원은 ‘전법사 제도’를 금년에 처음 시행하며 포교할 줄 아는 스님들을 현장에 대거 투입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가장 크게 두각을 나타냈고 호응을 얻은 성과는 ‘승가결사체’ 제도의 시행이다. 스님들 4인 이상이 모여 전법교화 활동을 펼치면, 승려연수로 인정해주고 재정적으로 지원한다는 게 골자다. 지난 6월 20곳의 승가결사체가 선정됐다. 이 단체들은 군대 병원 교도소 등에서 소외계층과 함께하며 부처님의 자비를 나눴다. 불교에 대한 사회적 호감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무엇보다 스님들에게 포교에 대한 책임감을 북돋웠다는 호평을 받는다.

이렇듯 열심히 정진하는 스님들은 적지 않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스님들 숫자 자체가 적다는 게 오랜 난제다. 일반사회의 ‘고령화 저출산’과 ‘탈(脫)종교화’의 지속에 따라 ‘출가자 감소’는 끝내 복구할 수 없으리란 시각이 많다. 양적인 측면에서 한계를 맞았다면 결국은 질(質)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시점이다. 이에 따라 △기본교육기관 및 학제의 축소 △동국대 불교대학과 중앙승가대 사이의 통합 등 ‘승가교육시스템’에 대한 근본적 변혁이 요구되지만, 아직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눈길을 끈 포교사업 가운데 하나는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만화와 웹툰 작가 초청 템플스테이다. 사진은 지난 7월13일 낙산사 원통보전 앞 대성문에 대해 설명을 듣는 참가자들.

■ 포교원 

불교성전 편찬 착수 성과
‘뉴미디어시대 앱’은 미진

해종 및 외부세력의 연이은 종단 폄훼 집회, 현직 총무원장 불신임 등 종단 안팎의 혼란으로 인해 포교원의 전법활동도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포교원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사부대중과 함께하는 신행혁신으로 불교의 미래를 열겠다’며 밝힌 올해 사업계획 또한 상당부분 제약을 받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가장 큰 포교원의 성과는 가칭 <불교성전> 편찬사업에 착수했다는 점이다. 불교성전 편찬사업은 경율론 삼장을 토대로 불교를 보다 쉽게 이해하고 신행생활에도 도움을 주기 위해 대작 불사다. 총무원장 직속기구로 불교성전편찬위원회를 결성하고 내년도 예산으로 1억8300여만원을 책정했다.

또한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따른 지방 각 혁신도시에 대한 포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내년 2월 원주혁신도시 내 13개 공공기관 연합 불자회 결성을 시작으로 전주와 나주 등 전국 각 혁신도시 내 기관 불자회 결성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중앙신도회와 지역 불교사암연합회 스님, 포교사 등 포교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혁신도시 내 기관 불자회가 안정적으로 신행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겠다는 구상이다.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만화와 웹툰에 대한 포교를 강화하기 위해 만화가, 웹툰작가, 동화작가 등을 2차례 초청해 연 만화가 템플스테이도 눈길을 끈 포교사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하지만 뉴미디어포교를 위한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보급, 종단 포교아사리 제도 도입, 가칭 ‘불자의 길’ 발간, 계율과 명상, 보살행 안내서 발간 사업, 포교지도 등은 사업이 미진하거나 진척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 중앙종회  

총무원장 불신임 사태
‘혼란 최소화 노력’ 앞장

전통문화 외면 인식개선
국가정책 전환촉구 결의

올해 종단은 전 총무원장 불신임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16대 중앙종회는 종단 초유의 위기 상황에서 종헌종법이 정한 절차와 규정에 따라 총무원장 스님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처리하며 종단 안팎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선거체제로 전환된 이후부터는 중앙종회 주관으로 후보자 전원이 참여한 첫 종책토론회도 개최했다. 금권이나 후보 비방 등을 지양하고 서로 간의 종책대결을 펼친 토론회는 선거문화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16대 중앙종회 후반기 활동을 원만히 마무리하고 10월11일 치러진 선거를 통해 제17대 중앙종회를 새롭게 출범시킨 점도 주목된다.

17대 종회의원 선거에서 선출된 총 79명의 중앙종회의원들은 11월9일 제213회 정기회를 열고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들어갔다. 개회 첫날 의장 범해스님, 수석부의장 장명스님, 차석부의장 주경스님 등 의장단을 선출하고 상임분과위원회 배정 및 위원장 선출을 마무리하며 원 구성도 완료했다.

이날 새 의장 범해스님은 “종도들의 권익을 위한 입법 활동을 의원 스님들과 함께 충실히 소임을 다해 나가고, 각종 법령과 종단 현안을 논의함에 있어 미래지향적이고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종단 안정과 화합 발전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중앙종회는 이날 정기회에서 전통문화를 외면하는 국가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이를 개선하지 않을 시 강경대응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또 내년도 중앙종무기관 예산을 확정하고 각종 인사 관련 안건도 모두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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