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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찾아가는 전법…“따뜻한 피자 드세요”

기사승인 2018.12.28  09:3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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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년특집] 고양 길상사 대길상공덕회, 풍산동 주교동 일대 ‘피자’ 공양

2014년부터 월2회 군장병 위한
짜장면과 라볶이 등 공양 펼쳐

체계적인 봉사활동 전개 위해
2017년 ‘대길상공덕회’ 출범

서부전선 군장병과 지역민 위해
트럭에 오븐 2대 싣고 피자 공양

보산스님 “사람을 부처님처럼
섬기고 스스로 관세음보살 돼
어려운 이웃들 적극 돌볼 것”

불교는 ‘전법(傳法)의 종교’다. 이는 <잡아함경> 등 여러 경전을 통해 소개된 ‘부처님의 전도선언(傳道宣言)’을 통해서도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부처님께서는 전도선언을 통해 모든 이들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전법의 길을 떠날 것을 제자들에게 당부했으며 부처님 역시 45년 동안 쉼 없이 전법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현재 한국불교는 전법에 소극적이다.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처음으로 우리나라의 ‘제1종교’의 자리를 개신교에 넘겨준 만큼 더 이상 “가는 사람을 붙들지 않고 오는 사람 물리치지 않는다(往者不追 來者不拒)”는 말로 전법에 소홀하거나 위안을 삼아서는 안 될 일이다.

이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중에 머물며 중생이 먼저 절에 오기만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산문을 활짝 열고 중생을 반기거나 먼저 찾아가 전법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노력을 펼치는 사찰도 적지 않다. 1996년 개원한 고양 길상사도 이 가운데 한 곳이다. 길상사는 2017년 12월 ‘대길상공덕회’를 조직한 뒤 피자 오븐 2기를 앞세우고 전법의 길에 나서고 있다. 서부전선 각 군부대는 물론 사찰 인근 마을을 찾아가 피자, 라볶이, 짜장면 등 공양을 함께 나누며 부처님의 따뜻한 자비심을 전하고 있다.

고양 길상사 대길상공덕회는 지난 12월8일 고양 풍산공행정복지센터에서 풍산동과 주교동 저소득세대 어르신들에게 피자 공양을 올리기 위해 피자를 만들었다.

지난 12월8일 오전 고양시 풍산동 행정복지센터(옛 동사무소)에는 맛있는 음식 냄새가 앞마당까지 넘쳐났다. 센터 내부 민원실에는 10여 명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들은 길상사 대길상공덕회 회원들로 풍산동과 주교동 일대의 저소득계층 어르신들에게 피자 공양을 하기 위해 모였다. 이들은 행정복지센터 민원실 한 가운데 가스 오븐을 설치한 뒤 곧바로 피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맛있는 피자가 나옵니다.” “냄새가 끝나주는구만.” “날씨가 추운만큼 서둘러야 제 때 배달할 수 있겠어. 다들 서두릅시다.” 피자판 위 도우에 토핑을 골고루 깔아놓은 뒤 컨베어를 타고 오븐을 통과하자 맛있는 ‘불고기 고구마 피자’로 변신했다. 추운 날씨로 인해 평소보다는 조리시간이 더 걸렸지만 약3분 정도면 피자 한 판이 만들어졌다. 오븐을 통과한 피자는 커팅기를 이용해 8등분으로 자른 뒤 곧바로 미리 준비한 종이박스에 담아졌다. 봉사자들의 따뜻한 자비의 마음을 담아 ‘따뜻하게 드시고 추위 녹이세요’라는 스티커를 붙인 뒤 피자가 온기를 잃지 않도록 큰 보온박스 3곳에 차곡차곡 담아갔다.

“피자를 일정하게 자르는 일이 쉽지 않던데요.” “힘과 기술이 없으면 한 번에 제대로 안 잘리고 삐뚤어지기 마련이죠. 제가 팔 힘이 쌔요. 저랑 팔씨름 한번 해볼까요?” “저는 힘이 없어서 피자 자르는 일은 양보하겠습니다.” 피자를 만드는 동안 곳곳에서 담소를 나누며 웃음꽃도 피어났다.

대길상공덕회 회원들은 피자 맛이 피자 전문점 못지않다고 자랑한다. 1대당 가격이 700만원이 넘는 가스 오븐을 이용해 피자를 굽는데다가 토핑 재료도 아낌 없이 올리고 있다. 자원봉사자들도 틈틈이 피자 전문가로부터 피자를 맛있게 만드는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으며 앞치마와 마스크, 머리 두건 등을 착용하는 등 위생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초반에는 고기를 넣지 않다가 군장병 등 고객(?)의 수요를 반영해 불고기 고구마 피자를 만들고 있다. 김원국 대길상공덕회 회장은 사찰에서 소고기를 볶을 수 없어 피자 나눔 전날마다 자신의 집에서 3시간 넘게 10kg의 고기를 볶아오고 있다.

대길상공덕회 회원들이 만든 피자가 보온 박스를 채워가자 피자를 시식하며 몸을 녹이던 풍산동행정복지센터 공무원과 복지일촌협의회 회원들이 채비를 서둘렀다. 갑작스레 불어 닥친 기습한파로 인해 행정복지센터의 배려로 센터 앞마당 임시천막이 아닌 민원실 내부에서 피자를 만들 수 있게 됐지만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피자를 따뜻하게 어르신들에게 배달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몇 명씩 조를 이뤄 각자 차량으로 인근 아파트 경로당으로 향했다. 제일 먼저 찾은 곳은 풍동숲속마을 주공1단지 아파트 경로당. 영하 10도의 강추위로 인해 10명 내외의 어르신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보다 훨씬 적은 3명의 어르신들만 경로당을 지켰다. 길상사 주지 보산스님은 “어르신! 피자를 정성껏 만들었으니깐 맛있게 드시고 건강하게 겨울 보내세요”라고 반갑게 인사말을 건네자 어르신들은 “날씨도 추운데 이렇게 귀한 걸 다 주시고,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풍동숲속마을 주공1단지 아파트 경로당 피자 전달 모습.

풍산동 복지일촌협의회 회원들이 풍산동 일대를 돌며 피자를 배달하고 있는 동안 주교동 복지일촌협의회 회원들도 풍산동행정복지센터를 찾아왔다. 이날 피자 공양은 풍산동과 주교동 관내 저소득세대 어르신들이 주로 이용하는 16곳의 경로당에서 실시됐다. 또한 거동이 불편해 경로당에도 올 수 없는 15명의 어르신들을 위해 직접 각 가정으로 방문해 피자를 전하기도 했다. 주교동에 사는 김규심(85세) 할머니는 맛있는 피자를 선물 받는 것도 좋지만 간병인이나 가족이 아닌 외부 인사의 방문이 더 반가워 했다. “이렇게 누추한 곳까지 직접 와서 맛있는 피자도 주시고 너무나도 고맙습니다.” 김 할머니는 김원국 대길상공덕회장과 주교동 복지일촌협의회 회원들에게 연신 감사인사를 건넸다.

이날 오전9시부터 시작해 100판 넘는 피자를 만들어 어르신들에게 전한 피자 공양 행사는 오후12시30분이 넘어서야 모두 마쳤다. 특히 이들은 크리스마스 이후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해 5도 군장병을 위한 짜장면 나눔 행사를 갖기로 하고 12월 첫번째 피자 공양 행사를 회향했다.

이날 피자 공양 행사를 주관한 길상사 대길상공덕회는 종교와 이념, 국적, 지역 등을 뛰어넘어 온누리에 자비를 베풀어 공덕을 쌓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지난 2017년 12월 출범한 비영리민간단체다. 매달 보시하는 후원자가 100명이 넘어섰으며 2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매달 2차례씩 군부대와 경찰서 등지를 찾아 군장병과 의경 등에게 피자, 라볶이, 짜장면 등을 공양하고 있다.

또한 농촌 일손돕기와 빈곤가정 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재난 발생 시 복구지원사업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5월부터는 피자를 공양하기 위해 전기 오븐과 가스 오븐 2대를 구비한 뒤 트럭에 싣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으로 찾아가 공양을 올리고 있다. 김원국 대길상공덕회장은 “길상사 주지 보산스님이 신도들과 함께 군장병에게 라볶이와 짜장면 등을 공양하다 보다 체계적인 봉사활동 전개의 필요성이 제기돼 대길상공덕회를 창립하게 됐다”면서 “인근 백마부대는 물론 파주, 의정부, 포천, 멀리 평택 2함대사령부까지 서부전선 군부대 가운데 안 가본 곳이 거의 없을 만큼 활발하게 봉사활동을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길상공덕회는 우리 이웃부터 잘 섬기자는 취지로 사찰 인근 지역을 찾아가 자비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식사동을 시작으로 주교동, 풍산동 등지를 찾아 피자 공양을 펼치고 있다. 각 동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복지일촌협의회와 협업함으로써 피자 만들기는 대길상공덕회가, 배달은 복지일촌협의회가 중심이 돼 피자 공양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주교동 결손아동을 대상으로 한 피자 공양이 큰 인기를 얻자 김영택 주교동복지일촌협의회장의 제안으로 이날 주교동 저소득세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피자 공양을 펼치게 됐다. 김영택 주교동복지일촌협의회장은 “여러 이유로 기초생활수급권자가 되지 못하는 저소득세대 어르신들이 우리 주변에도 적지 않다”면서 “대길상공덕회가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자원봉사와 지원을 해주고 있어 정말 고맙다”며 대신 감사인사를 전했다.

길상사 주지 보산스님은 “한 끼 공양을 먹는다고 불자가 되지는 않겠지만 불교에 대한 이미지는 좋아지기 마련”이라며 “사람을 부처님처럼 섬기고 스스로 관세음보살이 돼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일에 적극 나서는 이타심을 발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규심 할머니 댁 방문 모습.

고양=박인탁 기자 parkintak@ibulgyo.com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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