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해 금강경

구마라집, 시청시 지음·김진무, 류화송 옮김/ 불광출판사

보살의 바른 길 안내하는
반야지혜의 설법 ‘금강경’

수승한 가르침 현대적으로
풀고 이해한 해설서 출간

“인생의 무상지혜 통하는
방편의 문 될 수 있길…”

대승불교의 깊은 진수를 담고 있는 조계종 소의경전인 <금강경>을 도표와 삽화로 정리한 현대적 해설서 <도해 금강경>가 최근 출간됐다. 사진은 책에 수록된 삽화 ‘원만환희도’.

조계종 소의경전인 <금강경>은 수많은 경전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독송되는 경전으로 꼽힌다. 원래 이름은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으로 대승불교 초기인 2세기 무렵 성립된 <금강경>은 600부 ‘대품반야경’의 정수를 한 권에 압축해 담고 있다. 길지 않은 적절한 분량에 대승불교의 깊은 진수를 담고 있는 만큼 종파를 막론하고 그 중요성을 인정해 인도는 물론 티베트, 중국, 우리나라에서도 널리 유통됐다. 402년 구마라집에 의해 한문으로 번역된 이래 육조 혜능스님 당시에 그 주석서가 800종이 넘은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의 불교유입 초기에 전래됐으며, 고려 중기에 지눌스님이 불교를 배우려는 이들에게 반드시 <금강경>을 읽게 한 뒤부터 대중화됐다.

하지만 불자들이 <금강경>을 읽고 그 핵심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 안에 내포된 불법의 수준이 높은 데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현세의 법과 다른 뜻이 있어 그 속 깊은 의미를 파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5000 여자에 담긴 깊은 뜻을 많은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그동안 <금강경>을 다룬 수많은 강설서와 해설서가 출간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근 선보인 도표와 삽화로 정리한 현대적 해설서 <도해 금강경>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기존 <금강경> 관련 도서와 달리 경전의 심오한 내용을 파악하기 쉽도록 글의 내용을 그림과 도표로 풀이한 ‘도해(圖解)’ 방식으로 정리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 책은 장황한 서술을 도표로 간결하게 설명하고, 추상적인 개념을 삽화로 펼쳐놓았다. 이는 책 제목 전면에 내세운 것도 책의 가장 큰 특징이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책에 삽입된 감각적인 도표와 정교한 삽화는 독자들로 하여금 깨달음의 탐색을 풍부하게 하는 한편, 이 경전과 관련된 많은 지식을 제공한다.

이 책의 원문이자 구마라집의 <금강경> 경문을 번역한 중국의 불교문화 학자 시칭시는 현대의 언어로 단순히 옮기는 데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경문에 직접 나타나지 않은 다른 경전을 끌어온다든지, 앞선 내용을 다시 되짚어 함께 엮거나 용어 등을 풀어 서술하는 등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경문 한 줄 한 줄의 의미를 더욱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 작은 것 하나 빼놓지 않는 세심한 해설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모두 <금강경>이 전하는 가르침을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길로 모아진다.

또한 <금강경>을 둘러싼 기본적인 교법에서부터 말법시대의 개념과 같은 상식적인 지점, <금강경>의 전래, 걸식·의복의 개념과 같은 불교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설명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시각으로 경전을 다룬다.

이와 더불어 역대 <금강경> 역본이 모두 실려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부록으로 중국 보리유지의 <금강반야바라밀경>, 진제의 <금강반야바라밀경>, 달마급다의 <금강능단반야바라밀경>, 현장의 <능단금강반야바라밀다경>, 의정의 <불설능단금강반야바라밀다경> 등 고승 대덕들의 역본을 모두 게재함으로써 그동안 승가교재와 같은 전문 서적에서만 볼 수 있었던 역대 <금강경> 역본을 모두 만날 수 있다. 여기에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금강반야바라밀경미륵보살게송>과 <양조부대사송금강경>도 수록돼 <금강경>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작용을 한 문헌들을 우리말 번역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은 이 책의 매력 중 하나다.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 김진무 박사와 류화송 박사는 “이 책을 편집해 출판하는 목적은 대중적으로 알기 쉬운 현대식 도해 방식으로 이 경전의 요지를 낱낱이 알리기 위함”이라며 “도표와 그림 등을 통해 이 경전을 읽는 데 생동감과 흥미를 느끼게 했으며, 지혜와 깨달음의 탐색을 풍부하게 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이 책이 인생의 무상지혜로 통하는 방편의 문이 될 수 있길 바란다”면서 “더불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정신적인 체득을 하게 되면 복잡하고 시끄러운 세상에서 한 가닥의 평온을 얻을 수 있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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