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 청소년위한 겨울방학 프로그램 다채

겨울방학은 평소보다 어린이, 청소년들의 시간이 많아지는 만큼 불교와의 인연을 맺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다. 많은 사찰에서는 겨울방학을 맞은 어린이,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방학을 맞은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조계사 ‘눈꽃아이’ 템플스테이 참가 어린이들이 스케이트 체험을 하는 모습. 사진=조계사

조계사, 스케이트체험 등
‘눈꽃아이’ 템플스테이

한국스카우트불교연맹,
인성함양 스키캠프 개최

연등국제선원, 마음챙김
자기주도학습 템플스테이

학교생활에 지친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겨울방학은 재충전의 시간이다. 많은 시간이 주어지는 만큼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미래를 향한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이다.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자칫 계획 없이 무의미하게 흘려보내기 십상이다. 겨울방학은 평소보다 어린이, 청소년들의 시간이 많아지는 만큼 단기간이지만 불교와의 인연을 맺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다.

특히 템플스테이와 인기가 높은 스케이트, 스키 등을 결합한 프로그램은 겨울방학을 맞은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호응이 높은 편이다. 청소년들의 집중력 향상을 위한 템플스테이도 방학을 맞은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는 등 많은 사찰에서는 즐거운 추억을 선물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조계사 관음전 프로그램실이 어린이들의 목소리로 왁자지껄했다. 겨울방학을 맞아 조계사가 준비한 눈꽃아이 템플스테이 참가자 20여 명이 조계사를 찾았기 때문이다. “스님, 저는 밤에 늦게 자는데 일찍 잠이 안 오면 어떻게 해요?”, “새벽에 못 일어나는데 예불은 어떻게 해요?”, “108배는 힘든데 다 해야 하나요?” 눈꽃아이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어린이들은 쉴 틈 없이 질문을 쏟아냈다. 또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느라 끊임없이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했다. 엉뚱한 질문 공세에 어린이들을 지도하는 템플스테이 담당 교사들의 얼굴에도 결국 웃음이 번졌다.

서울 조계사 ‘눈꽃아이’ 템플스테이는 지난해 조계사가 겨울방학을 맞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선보인 프로그램이다. 겨울에 ‘눈꽃’과 함께 ‘아이’가 천진하고 순수하게 즐길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많은 스키 강습 프로그램 등이 포함돼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 템플스테이는 7세부터 13세까지 초등학생 어린이 24명을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했으며, 11일부터 13일까지 1차 템플스테이에 이어 18일부터 20일까지 2차 템플스테이를 열 예정이다.

이날 템플스테이는 기본적인 사찰 예절 교육으로 문을 열었다. 합장과 차수, 절하기 등 기본적인 사찰 예절을 배우는 어린이들의 모습이 진지해졌다. 지난해 눈꽃아이 템플스테이 참가한 어린이들과 절에 가 본 경험이 있는 어린이들은 능숙하게 3배를 하기도 했다. 예절 교육에 이어 연꽃만들기 시간. “여러분, 불교를 상징하는 꽃이 무엇인지 알고 있나요? 바로 연꽃입니다. 연꽃이 어디서 필까요? 연꽃은 진흙탕에서 피어나는데 은은한 향기를 갖고 있어요. 친구들도 연꽃같은 삶을 살아야 해요.”

템플스테이 지도법사 상범스님이 어린이들에게 연꽃에 담긴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종이접기로 연꽃을 만드는 시간이 펼쳐졌다. 상범스님의 설명을 들으며 연꽃을 만드는 어린이들의 모습이 진지했다. 어린이들은 이리저리 손을 바쁘게 움직이며 연꽃을 만들었다. 종이를 접으며 연꽃만들기에 집중하느라 소란스럽던 분위기도 한층 고요해졌다.

조계사 눈꽃아이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종이로 연꽃을 만드는 모습.

프로그램 이틀째인 지난 12일에는 어린이들이 기대하던 스케이트 체험이 펼쳐졌다. 간단한 체조와 주의사항을 교육한 뒤, 서울시청 앞 아이스링크로 이동했다. 빙판 위에서 친구들과 놀 생각에 어린이들의 모습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신나게 스케이트를 타는 어린이들부터 넘어질세라 살금살금 빙판 위를 이동하는 어린이까지 모습은 각양각색이었지만 참가자들은 모처럼 야외에서 친구들과 뛰어 놀며 즐거운 추억을 쌓았다.

남솔비(서울 신은초등학교6) 양은 “작년에도 눈꽃아이 템플스테이에 참가했는데 올해도 동생과 함께 참가하게 됐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어서 좋고 스케이트도 재밌다”며 “할머니가 절에 다니셔서 자주 절에 가봤는데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또 참가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경선(성남 위례푸른초등학교6) 군도 “겨울방학 때 법륜사 템플스테이를 해 봤다. 그 때 스님께 좋은 말씀도 듣고 힘들 때 위안이 돼서 이번에 조계사 템플스테이에 오게 됐다”며 “겨울 방학 때 스케이트도 타고 좋은 기억을 안고 돌아가는 것 같다. 커서도 계속해서 절에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스카우트불교연맹이 주최한 스키캠프에 참가한 어린이들.

움츠러들기 쉬운 겨울 설원을 누비며 스키를 배우는 스키캠프도 인기가 높다. 한국스카우트불교연맹(연맹장 성행스님)은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2박3일간 홍천 대명리조트에서 제6회 인성함양 스키캠프를 개최한다. 이번 스키캠프는 겨울철 어린이 청소년들의 기분 전환과 몸과 마음을 단련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아침예불과 함께 스키와 보드 두 종목으로 나눠 강습이 진행된다. 참가자들의 수준을 고려해 기본적인 강습과 안전교육 위주로 펼쳐질 예정이며, 스키캠프와 함께 오션월드 테마파크에서 체험활동도 예정돼 있다. 수원 수원사와 서울 비로자나국제선원 등도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홍천 대명리조트에서 열리는 한국스카우트불교연맹 주최 스키캠프에 동참할 예정이다.

인천불교회관 연화사(주지 일지스님)도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농촌체험과 스키캠프를 실시했다. 참가자들은 숲 높이터와 딸기잼, 고추장 등 만들기, 자연 생태 체험 관찰, 자연 설 봅슬레이와 얼음썰매 타기 등을 체험했으며, 농촌체험에 이어 스키장으로 이동해 스키체험 시간을 가졌다.

겨울방학 기간 동안 부족한 학습능력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강화 연등국제선원(주지 혜달스님)은 지난 14일부터 2박3일 동안 마음챙김 자기주도학습 템플스테이를 개최했다. 이번 템플스테이는 청소년들에게 집중력 향상과 참선을 통해 내면을 성찰하는 시간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템플스테이에서는 자기주도 학습 전문가인 박의석 PES글로벌학습혁신연구소 소장이 강사로 나서 학생들에게 공부방법과 수험전략에 대해 지도했다. 또 참선 실습과 마음챙김 108배, 즉문즉설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불교문화를 체험하고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