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회복ㆍ역사교육의 장 역할
위안부 피해 할머니 연령 94세 
성지순례ㆍ청소년 견학코스 등
“작은 관심이 문제해결에 큰 힘” 

지난 연말 신년특집 취재를 위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 나눔의집을 찾았다. 현재 피해 할머니 6명이 나눔의집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 할머니들의 평균 연령은 94.1세로, 한국인 여자 평균수명인 85.7세를 훌쩍 넘긴지 오래다. 나눔의집에서 지속적인 관리를 받고 있지만 노환과 지병으로 건강이 염려되는 상황이다.

취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마음이 무거웠다. 단순히 할머니들의 건강 걱정 때문만은 아니었다. 나눔의집에 대한 불교계의 관심이 생각보다 낮다는 점을 새삼 느끼게 됐기 때문이다. 나눔의집은 불교계가 주축이 돼 설립됐다. 이후 20년 넘도록 일본 전쟁범죄 행위를 고발하고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회복과 역사교육의 장으로서 역할을 해왔다. 지난 2015년 12월 굴욕적인 한일합의 이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과 나눔의집을 향한 사회적 관심은 높아졌다. 하지만 정작 오히려 불교계의 관심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작은 관심은 ‘위안부’ 문제 해결에 큰 힘이 된다.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사찰과 불자들이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사찰에서 신도들과 성지순례를 계획할 때 순례 코스에 나눔의집 방문을 포함시키는 어떨까. 사찰 어린이·청소년 법회 활동의 일환으로, 역사교육 현장체험의 일환으로 나눔의집에 위치한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견학을 실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부분의 사찰들에서 법문을 영상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갖추고 있다. 사찰에서 시청각 시설들을 활용해 아픈 역사를 다룬 영화 ‘귀향’과 ‘아이캔스피크’, 나눔의집 이옥선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에움길’ 등 관련 영화들을 상영하는 것도 의지만 있다면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일이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사라지기 마련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과 함께 해 온 나눔의집은 불교계가 간직한 소중한 자산이다. 소중한 자산이 잊히고 사라지지 않도록 사찰과 불자들이 나눔의집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관심을 갖고 나서야 할 때다.

[불교신문3456호/2019년1월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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