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유혹과 수행의 고난을 극복하고 마침내 부처님이 되셨음을 축하하는 ‘마타야 축제’는 파탄지역에서 1년에 한번 열리는 큰 불교 행사이다. 사진은 부처님께 경의를 표하기 위해 신전과 안뜰에 놓여진 곡물들.

저는 네팔 카트만두밸리의 유명한 문화유적지 중 하나인 파탄 더르바르 광장(Patan Durbar Square)이 있는 파탄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마치 한국의 한옥마을 한가운데 살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카트만두밸리 안에는 지역별로 총 3개의 더르바르 광장이 있는데 각각 카트만두, 박타푸르, 파탄 더르바르 광장이라 불립니다. 3개 광장 모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보호지역입니다. 지난 대지진으로 인해 3개 광장 모두 큰 지진피해를 입고 아직까지 복구중인 상황이지만, 언제나 수많은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이 북적이는 카트만두밸리의 명소들이지요. 

문화유산보호지역 한 가운데 살다보니 더르바르 광장을 비롯해 동네 곳곳에서 다양한 종교사원 및 유적지를 볼 수 있고 수많은 행사를 접하게 됩니다. 그 중 최근에 접한 마타야 축제(Mataya Festival)는 굉장히 흥미로운 행사였고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빛의 축제라 불리는 마타야 축제는 1년에 한번 파탄지역에서 열리는 큰 불교행사로, 네팔의 다양한 종족 중 하나인 네와리(Newari)들이 주최로 열립니다. 석가모니가 악마의 유혹과 수행의 고난을 극복해 비로소 부처님이 되셨음을 축복하고, 그의 승리를 기념하는 축제라고 합니다. 축제는 며칠간 이어지는데 이 기간 동안 수백 명의 사람들이 매일 밤과 새벽마다 정해진 경로를 따라 퍼레이드를 진행합니다. 신전과 안뜰마다 쌀, 곡물, 향, 동전 등을 놓고 부처님께 경의를 표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본 마타야 축제는 대단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일렬로 걸으며 동네 이곳저곳을 돌고 있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전통의상을 입고, 또 어떤 이들은 악기 연주를 하며 이 건물 저 건물로 이어진 길을 따라 걸으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파탄지역에서만 열리는 축제라고 하니 제가 이곳에 살지 않았더라면 평생 볼 수 없었던 광경일지도 모릅니다. 직접 행사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이날 아침 출근길을 나서며 저도 집 앞에 계신 큰 불상을 바라보며 부처님의 승리를 축복해봤습니다. 

힌두교의 나라이지만 부처의 탄생지인 룸비니와 더불어 수많은 힌두사원과 불교사원이 공존하는 나라 네팔, 종교에 대한 배척 없이 모두가 어우러지는 다양한 축제가 펼쳐지는 이곳은 참 행복한 나라인 것 같습니다.

[불교신문3456호/2019년1월16일자] 

이해나 아름다운동행 네팔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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