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30대 후반 입승 60에도 여전히 입승”

젊은 스님 줄고 고연령화

년 출가자 100명 턱걸이

女行者 수 감소 훨씬 커

 

전체 스님 수는 지속 증가

근본 대책 수립해야 여론

 

1년 출가자 수가 100선을 간신히 유지할 정도로 감소했다. 처음 통계를 냈던 1991년 500명대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다. 여기에다 고령화가 겹쳐 한국불교는 이제 근본적 변화에 직면했다. 한 때 나아지려는 기대를 했지만 상황은 시간이 갈수록 더 나쁘다. 종단은 출가자 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마련했다. 청소년 출가제도, 은퇴출가제도가 그것이다. 그런데도 늘어날 기미는 전혀 없다. 한 때 출가자 연령이 너무 높아 선배스님들이 힘들어 한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그 수가 대폭 줄면서 그마저도 감사해야할 처지다. 문제는 출가자 감소를 현실과 미래로 받아들이고 그 토대 위에서 대책을 마련해야하는데 여전히 출가자를 늘리는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사실이다. 출가자 감소는 스님들의 고령화와 맞물려 종단의 변화를 가속화 시킨다. 현황과 변화를 살펴보고 대책을 고민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출가자 감소는 1990년대부터 종단의 단골 과제이지만 스님들은 공개적으로 이를 논하는 것을 꺼린다. 지난해 초 출가자 감소와 그에 대한 대책을 다루는 기획 기사를 내보낸 본지 기자는 항의하는 스님들 전화를 여러 통 받았다. 그렇지 않아도 출가를 하지 않아 걱정인데 기사가 이를 더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 스님들의 우려였다. 그러나 외면하거나 감춰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인데다 갈수록 회복되기는커녕 감소 폭이 더 가파르다.

 

가파른 출가자 감소

더 큰 문제는 종단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보다 출가자를 늘리는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출가자 감소로 인한 불편함을 크게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전체 스님들 수는 늘어나기 때문이다. 나이든 스님들이 과거 젊은 스님들이 하던 일을 대체하면서 현장에서 느끼는 변화는 크지 않다. 출가자가 줄어들면 빈 사찰이 늘어나야 하지만 현실은 정 반대다. 수도권과 영남권에서는 신규 포교당이 늘어난다. 전체 스님들 수가 늘어나고 1인 사찰을 선호하는 문화가 겹친 현상이다. 그러나 시골의 작은 공사찰은 주지 발령에 애를 먹는다.

모든 변화의 시작은 출가자 감소다. 출가자 하락은 통계에서 드러난다. 2005년 319명이었던 출가자 수는 지난해 122명으로 크게 줄었다. 년 300명에 이르던 출가자 수는 2008년 200명대로 하락한 뒤 2016년 100명대로 줄어들었다.

특히 여행자(女行者) 하락폭이 크다. 여행자는 2005년 137명에서 지난해 52명으로 3분의1 가까이 줄어들었다. 남행자와 여행자 비율 간격은 시간이 갈수록 더 벌어졌다. 남행자 수가 년 간 100명 이하로 줄어든 때가 2017년부터 인데 반해 여행자는 그보다 8년 빠른 2009년에 100명 이하로 줄었다. 계를 받은 스님들의 성별 구분에서도 차이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통계에서 20대 스님(비구 사미 합계)은 비구 사미가 286명인데 반해 비구니 사미는 86명이다. 스님들 중 가장 많은 연령 분포대를 보이는 50대 비구스님 2360명, 비구니스님 2026명으로 비슷한 분포를 보이는 것과 현격한 차이다. 교육원 관계자는 “그나마 불교계는 나은 편이다. 모 종교계의 경우 여성 성직자 입문자가 남성 성직자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불교는 물론 다른 종교 까지 여성 성직자 입문자가 크게 줄어드는 것은 여성의 사회 지위 향상, 여성 독신자 증가, 활발한 사회 활동 등 우리 사회의 여권 신장이 신장된 것과 달리 종교계는 여전히 남성 우위의 보수적 문화를 탈피하지 못하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출가자 감소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단에서는 다양한 출가 장려책을 마련하고 있다. 출가자 감소는 스님들 고령화와 맞물려 종단은 근본적 변화를 맞았다. 사진은 지난해 사미 사미니 교육을 마친 스님들 기념 촬영 모습.

스님들 고령화도 급속 진전

출가자 감소와 함께 드러나는 현상이 스님들의 고령화다. 박종학 (조계종 승려복지회) 사무국장은 지난 해 말 발표한 자료에서 “2017년 고령사회로 들어선 한국사회보다 우리 스님들의 고령화 속도는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저출가 고령출가 현상으로 인해 만65세 이상 스님들의 비율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보통 고령사회 기준을 14%로 잡는데 우리 종단은 그 기준을 넘긴 것이다. 이는 한국사회의 고령화 저출산 현상이 승가에도 예외 없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문제는 앞으로다. 신규 출가자, 그중에서 20~30대 젊은 출가자가 줄어드는 반면, 40대 이상의 고령 출가자가 늘어나는데다 기존 스님들의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종단은 급속도로 ‘초고령 종단’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사회가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로 접어드는 것에 비교해서도 속도가 엄청나다. 2015년 조계종 출가자 수는 13,078명으로 이 중 45세 이상이 1만여명이 넘어 절대 수를 차지 한다. 40세 이하는 전체 스님들의 10%에 불과하다. 40대 4600여명, 50대 3600여명, 60대 2300여명, 70대 이상 1300여명이다. 반면 10대 35명, 20대 320여명, 30대 1100여명으로 40대 이상에 비해 훨씬 적다. 이 비율이 그대로 진행되면 20, 30년 뒤에는 60세 이상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실제 이를 예측한 조사도 있다.

이범수 동국대 (불교대학원 생사문화산업학과) 교수는 지난 해 <불교평론>에 향후 10, 20년 뒤의 스님들 연령대별 분포를 예측하는 글을 발표한 바 있다. 이교수는 현재 승가 연령대가 지속된다고 가정할 때 2025년에는 승려 고령화 비율이 36.1%에 달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현재 스님들의 총 수에다 평균 사망자수, 사미 사미니계 수계자의 연도별 연령분포, 최근 10년간 평균 출자자 수 등을 변수로 하여 2025년, 2035년 연령별 종단스님들의 수를 예측했다. 그 결과 2025년에는 출가자 수가 1만5천여명으로 지금 보다 2천여명 더 늘어나는데 65세 이상이 36.1%에 이른다. 같은 공식으로 2035년에는 절반이 넘는 54.8%에 이른다고 이교수는 예측했다. 그 때도 스님들 수는 계속 늘어나 1만6천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방승가대 학인 모집 난항

출가자 수 감소로 인해 사찰은 적지 않은 변화가 시작됐다. 가장 큰 타격은 지방승가대학이받았다. 종단 출가자는 6개월의 행자교육을 마치고 사미(니)계를 수지 한 후 4년간의 기본교육기관을 졸업해야한다. 14개 지방승가대학과 선을 수행하는 기본선원, 국가 정규대학인 중앙승가대학과 동국대 서울과 경주 등 모두 18개 기본교육기관을 운영한다. 정식 스님으로 인정받는 구족계를 받기 위해서는 이 중 한 곳을 모두 마쳐야한다. 14개 사찰 승가대학에는 지난 해 기준 381명의 사미(니)가 재학 중이다. 그 중 두 곳은 1학년 치문 과정이 한명 도 없다. 한 학년에 1명만 재학 중인 곳도 3개 승가대학이다. 5개 승가대학은 총 재학 인원이 10명이 안된다. 입학 하기위해 재수까지 한다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로 지원자가 넘쳤던 사미니 승가대학 4곳은 이제 신입생 유치 전쟁을 치를 정도로 상황이 바뀌었다. 승가대학을 개설한 사찰은 총림 교구 본사 등 큰 사찰로 학인들은 사찰의 전통문화, 의식을 유지하는 근간이어서 출가자 감소로 인한 직접적 피해에 노출돼 있다.

출가자 감소는 교구별 행자 수에서도 드러난다. 행자들은 머잖아 교구를 책임질 예비승이라는 점에서 적은 수의 행자는 미래 교구 근간을 흔들 수 도 있다. 교구 전체 행자가 2자리 수에 이르는 교구는 4곳 밖에 없고 나머지 20개 교구는 1자리에 머문다. 그 중에서 지난 해 기준 행자가 1명 밖에 없는 교구가 5곳에 이른다. 행자 반장이 있고 몇 년 씩 행자생활을 했다는 노스님들의 무용담은 전설이 된지 오래다. 몇 년 전 까만 해도 볼 수 있었던 수십명의 행자가 새벽부터 공양을 준비하던 장엄한 모습 또한 볼 수 없는 풍속이다.

 

 

전체 스님 수는 늘어나

기본교육기관이나 일부 교구 본사나 큰 사찰을 빼면 출가자 감소로 인한 불편함이나 문제점은 크지 않다. 스님들 전체 수는 늘어나는 추세다. 의료발달 등으로 인해 스님들 역시 수명이 연장되고 나이들어서도 계속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어 사찰 운영에도 큰 문제가 없다. 젊은 스님들이 하던 일을 60 70대 스님들이 하는 것으로 연령이 수직 이동했다. 이는 선원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한 수좌스님은 달라진 선원 풍경을 이렇게 이야기했다. “20여 년 전 선방 입승(入繩)은 대개 법랍 15년차 그러니까 세속 나이 30대 후반 정도가 맡았다. 50대면 한주(閑住) 대접을 받았다. 그런데 20년 전 입승이 지금 50대 후반 60초반이 되어서 아직 입승을 산다. 신규 수좌는 들어오지 않고 기존 수좌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말했다. 선원 만이 아니다. 일반 사찰에서도 과거 같으면 한주 회주 등으로 ‘뒷방’으로 나갔을 스님들이 일선에서 활동한다. 과거 60대 초 중반에 주로 맡던 총무원장을 70대 스님들이 맡거나 후보로 출마하는 일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2005년 지관스님이 72세의 나이에 출마한다고 할 때만 해도 ‘너무 나이가 많다’는 말이 나왔지만 이제 60대 총무원장이 젊은 축에 들어갈 정도다. 여든을 넘긴 말사 주지스님들도 넘친다.

고령 출가자의 증가는 이러한 종단 풍토를 더 심화시켰다. 현재 출가자 평균 연령은 40대를 훌쩍 넘는다. 율원을 마친 습의사 스님들이 행자교육원 입방자들 보다 더 젊은 현상은 더 이상 화제거리도 아니다. 현행 출가 연령 상한선인 50세는 출가자 연령이 너무 높아 부작용이 있다는 일부 스님들의 문제제기로 인해 예전의 40세로 환원됐다 복귀한 전력이 있다. 출가자 감소가 출가 연령 상한선 논란을 일거에 잠재운 것이다. 이제는 50세도 모자라 지난해 50세 이상도 출가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은퇴출가자제도가 그것이다. 20대 전후의 조기 출가자를 위한 청소년 출가제도도 마련했다. 그러나 출가자 수를 늘리기 위한 종단 차원의 이러한 제도가 바람직 한지, 효율성이 있는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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