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사 명정학교 김법린과 김상헌이 유석규를 비롯한 강원, 지방학림 학생들과 논의하여 3월7일 동래장날 만세운동을 1차적으로 주도했다”

지금까지 부산지역의 3.1운동사는 일신여학교(현 동래여고) 3월11일, 동래고보(현 동래고) 3월13일, 범어사 명정학교(현 금정중) 3월18일과 19일 순으로 알려져 있다. 일제강점기 때 부산에서 첫 만세운동이 일어난 곳은 일신여학교가 아닌 당시 범어사 명정학교 학생이었던 김법린 선생을 중심으로 한 동래장터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부산교직원불자연합회 김화선 사무총장은 지난 21일 금정총림 범어사 설법전에서 열린 ‘3.1운동 100주년기념 범어사 3.1운동 재조명 세미나’에서 토론자로 나섰다. 이번 세미나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범어사 명정학교가 만세운동에 미친 영향과 잘못된 기록을 바로잡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활약한 많은 이들의 활동을 다시 생각하기 위해 마련됐다.

범어사 주지 경선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화선 사무총장은 “김법린과 김상헌은 1946년 新天地에서 발간된 ‘3.1운동과 불교’과 1964년 대한불교 ’동래읍 기미만세사건‘에서 이와 같이 증언했다”고 말했다.

발표자로 나선 박철규 명지대 교수는 “불교계 독립유공자 94명 포상 중 독립장 이상은 5명에 불과한 것은 불교계가 3.1운동을 포함한 항일독립운동에 기여 정도가 낮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연구자와 연구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기인한 것”이라며 “불교계 항일독립운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상설적인 연구기관의 설립 또는 부설하고, 매년 학술대회를 준비하고 개최해서 연구성과를 축적해야 한다. 동시에 연구 결과의 대중화를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표자 경성대학교 배진영 교수도 범어사 명정학교와 지방학림이 함께 했던 3.1운동은 “전통불교의 선풍을 계승 발전시키며, 새로운 민족불교의 지향을 만들어가는 민족문화 수호운동으로서 역사적 성격을 구축하며 진행됐다”며 “아울러 근대적 민족교육의 산실로서 명정학교와 범어사 지방학림의 전통을 확립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토론자로 나선 최경숙 부산외국어대학교 명예교수는 “1911년 사찰령 제정으로 불교계 활동이 통제되면서 불교계 활동 기록들도 미흡해 30본산의 항일 운동 역사를 찾기가 어렵다. 불교계 항일운동, 임제종운동, 3.1운동, 식민지불교의 극복 노력 등에 관한 보다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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