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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출가상담사 스님' 3人을 만나다

기사승인 2019.03.04  1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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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주문 앞에서 출가한다 전화해줘 너무 고마웠다"

조계종 교육원이 출가안내와 상담을 위해 위촉한 출가상담사 스님들은 그동안 출가사이트(http:// monk.buddhism.or.kr)와 출가상담전화(1666-7987)를 통해 출가를 희망하는 재가자들은 물론 입문교육에서 행자들을 상담해 왔다. 2018년 한해 통계를 보면 출가사이트에 총 238건으로 집계됐고, 660건 이상 문의전화를 받는다고 한다. 승단의 가장 선두에서 출가자를 맞고 있는 상담사 스님들을 지난 2월26일 제8교구본사 직지사에서 만났다. 56기 사미 사미니 수계교육이 한창인 이곳에서 출가상담 현황과 행자 상담이 갖는 중요성에 대해 얘기를 나눠봤다. 이 자리에는 출가상담사 은산, 선효, 인담스님이 함께 했다.
조계종 출가상담사로 활동 중인 은산스님, 선효스님, 인담스님.

△ 출가상담사 역할과 지원 계기는?

은산스님 : 교육원이 2010년 행자입문교육을 처음 시작할 때 당시 교육부장 법인스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스님이 출가자 많이 배출했다고 얘기를 들었다. 행자 입문교육을 하니 와서 상담을 해달라”고 말씀한 게 계기가 돼 출가상담사가 됐다. 입문교육 상담, 수계교육 상담 행자상담 외에 전화상담도 한다. 낮 12시부터 오후3시까지 맡는데 하루 평균 1통 이상 전화를 받는다.

선효스님 : 올해로 소임을 맡은 지 3년째다. 전 교육원 불학연구소 사무국장 범우스님의 부탁을 받고 부처님 제자로서 누군가에게 출가인연을 맺어주는 역할이 소중하다는 생각에 참여했다. 출가사이트 온라인 상담과 오전9시부터 12시까지 전화상담을 한다. 작년에 온라인 문의 238건에 답을 주고, 223명과 전화상담을 했다. 그 중 3분의2는 일반 출가문의, 3분의 1은 은퇴출가 관련 문의였다.

인담스님 : 인터넷에서 개인 상담을 하고 수계교육 습의사로 활동하면서 출가 희망자와 행자들을 많이 만났다. 출가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선택이 얼마나 고귀한 결정인지 알려주고, 현실적으로 지지해주는 선배가 되고 싶어서 지난해 출가상담사가 됐다. 오후3시부터 6시까지 전화상담을 하는데 작년 한 해 228건 상담을 했다. 또 행자 입문교육과 수계교육 상담, 입산 후 출가사찰에서 생활하는 행자들을 상담한다.

△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은산스님 : 출가 전반적인 것에 대한 질문이 많다. 일반 출가나 은퇴출가 희망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출가자격은 무엇이고, 어느 사찰에 가야 되고, 교육체계는 어떻게 되고, 출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묻는다.

선효스님 : 사소하게는 휴대폰 사용할 수 있는지, 재산을 처분하고 가야하는 지 궁금해 하는 사람도 있다. 가장 많은 질문은 어느 사찰에서 출가할지이다. 상담사는 원칙적으로 특정사찰을 지정해줄 수 없다. 출가희망자가 가고 싶은 지역을 정하면 교구본사를 안내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 교구본사에도 출가지도법사 스님들이 있으니 말사를 안내해주면 행자들 선택이 수월해질 수 있다.

인담스님 : 청년들은 학교 전공을 살릴 수 있는지 궁금해 하기도 한다. 저 역시 출가사찰과 은사를 어떻게 정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 때마다 선재동자가 선지식을 찾아다니듯, 사찰과 은사 스님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대학을 지원해도 정보를 수집하는데, 출가해서 평생 살아야 할 곳과 모실 은사 스님 찾는 일은 대학입시보다 중요한 일 아닌가. 단기출가도 하고 템플스테이 체험도 하고 은사 스님 되실 분과 상담도 해보고 출가하라고 조언한다.

행자 한 사람이 부처님제자
불교 '미래의 씨앗'으로 여겨

입산 후 사찰생활 적응하도록
얘기 들어주고 신심 북돋아서
한 사람의 출가자로 만들어야

상담사활동 '참견'으로 본다면
지금의 현실 크게 변하지 않아

△ 기억에 남는 상담사례가 있다면?

은산스님 : 10대 소년출가자 상담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조금만 다독여주고 이끌어주면 좋은 출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주변 환경이 그렇지 못했다. 삶이 좀 어려워서 출가한 것 같은데, 결국 사찰을 떠나 기독교단체로 갔다. 상담시간에 따뜻함이 전달됐던지, 교회로 가기 전 저에게 전화를 했다. 접근하기 어려운 상담사 역할의 한계 때문에 안타까웠다.

선효스님 : ‘출가하러 간다. 고맙다’고 절 입구에서 전화 주는 분이 몇 명 있었다. 그 중에 한 분은 입산했다가 다시 나와서 사찰 몇 곳을 다니다가 저와 상담했던 기억이 떠올라서 제가 있는 사찰 주지 스님에게 출가했다. 저에게 따로 연락하지 않아 몰랐는데 출가 후 인사하면서 알았다. 수행자의 모습으로 돌아와 줘 고맙고 기뻤다.

인담스님 : 23세 여대생을 대면상담 한 적 있다. 전화와 대면상담 끝에 학생이 “학교생활이 1년 남았으니 졸업하고 기자가 되겠다. 여러 사람에게 바른 길을 알려주고 싶다”는 결정을 했다고 연락이 왔다. 출가자가 되지 않았지만 인생의 방향을 정하는 데 상담이 도움이 된다는 걸 알았다.

△ 행자들 고민의 공통점은

은산스님 : 입문교육에 가면 상담 신청하는 남행자가 많다. 주로 출가해서 어떻게 살지 진로에 대해 고민한다. 또 행자교육이 체계적이지 않다거나, 인격적 모독 때문에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다.

인담스님 : 개별상담이라 공통분모를 굳이 찾자면 출가 후 삶에 대한 고민이다. 입문교육 때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어린 행자를 만났다. 100세 시대인데 80년 동안 무엇을 하고 살지 물어본 게 기억이 난다. 나이 먹어 몸이 아플 때 종단이 나를 책임져 줄 수 있는지 궁금해 하는 행자도 많다.

선효스님 : 행자상담은 맡지 않았지만 얼마 전 만난 행자가 인터넷이나 풍문으로 들은 얘기만 믿고 출가생활 걱정하는 걸 봤다. 대학입시나 회사 입사 때 사전 설명회가 있는 것처럼, 출가오리엔테이션이 필요하다. 행자등록기간 1~2달 전에 출가와 관련한 궁금한 사항들을 안내해주는 것이다. 출가에 대한 지식을 명확하게 안내받는다면 지금보다는 행자들이 겪을 혼란스러움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 교육원은 올해부터 행자상담을 강화한다. 어떤 방향으로 진행돼야 할까.

인담스님 : 처음 상담사가 되어 선배 스님들께 어떻게 상담을 해야 할지 의견을 구한 적이 있다. 그 때 한 스님께서 “행자들이 나에게 온 사람이 아니라, 부처님 품에 들어온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한 명 한 명 정성으로 대하라”고 했다. 눈이 번쩍 뜨였다. 여러 스님들이 그러시겠지만, 부처님 혜명을 잇는다는 사명감으로 행자 개개인의 발심의 동기를 북돋아 응원해주는 상담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은산스님 : 앞서 말씀드린 소년출가자 같은 일이 생기지 않으려면 상담이 좀 더 적극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사찰에서든 상담을 의뢰할 수 있게 하고, 찾아가서 상담하고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 때까지 함께 노력해주는 헌신이 필요하다. 기존 사찰에서 상담사 활동을 지나친 참견으로 본다면 지금의 현실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선효스님 : 절에는 행자시절에 평생 중노릇할 복을 다 지어야 한다는 문화가 있다. 그래서인지 행자시절에 유난히 어려움을 겪는다.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대우를 받기도 한다. 생각했던 출가생활과 실제 행자생활에 대한 괴리감 때문에 힘들어 하는 경우도 많다. 출가자 감소만 염려하지 말고, 행자가 오면 ‘미래의 씨앗’이라 소중히 생각하고 잘 키워야 한다.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차담을 가지면서 힘든 마음을 다독여 준다면 고비를 잘 넘겨 수행자의 길을 꺾지 않고 갈 수 있으리라 본다.

은산스님 : 아이 하나 키우는데 마을 전체가 필요한 것처럼 행자가 어엿한 승가구성원으로 성장하려면 행자교육 담당스님 뿐만 아니라 사찰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행자 스스로 하라고 하기보다 함께 먹고 자고 함께 울력하는 안내자가 필요하다.

인담스님 : 교구마다 출가지도법사가 있지만 행자가 생활하거나 교육 중에 상담을 받고 싶다고 요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교구 스님을 만나 어려운 점을 얘기하다보면 은사 스님이나 출가사찰 얘기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자들이 힘들어도 혼자 버티는 예가 높은 것 같다. 상담사가 특별하다기 보다는 요즘 행자들은 이해를 시켜야 하는 세대이기 때문에 바쁜 스님들과 행자 사이에서 조율자로서 역할이다. 세심하게 상담해주고 승가 공동체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해줘야 한다.

선효스님 : 올해부터 모든 시간 대 출가상담 전화로 행자들 상담이 가능해졌다. 힘들 때 편안하게 각자의 고민을 얘기하고 소통할 수 있겠지만, 더 구체적인 방법이 모색돼야 한다고 본다.

△ 출가 희망자에게 하고 싶은 당부는?

은산스님 : 조건을 따지는 길은 세속의 길이며 조건 이전에 참됨을 찾는 길이 출가의 길이다. 분별판단으로 출가자의 길을 가늠하지 말고, 오직 자신의 분별심을 초월한 참된 마음자리를 찾으려 노력하길 바란다.

선효스님 : 핵심은 왜 출가를 하는 지다. 부처님 법을 배워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고자 발심출가를 한다면 그것은 언제든지 환영이다. 하지만 이게 힘들고 저게 힘들어서 현실도피적인 마음으로, 출가나 하자는 마음이면 한 번 더 자신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라고 얘기한다. 출가자의 삶이 결코 녹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담스님 : 출가는 기본적으로 부처님께서 가신 길을 따라 나도 머리 깎고 가보겠다는 다짐이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평생 하루하루 매일매일 반복하는 노력이 수행이다. 그래서 쉽지 않다. 하지만 스스로 최고의 선택을 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길 또한 출가다.

△ 종단, 스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은산스님 : 출가자의 길은 오직 훌륭한 또 다른 출가자를 배출하기 위함이어야 하고, 신출가자들을 위한 기성세대의 헌신이 반드시 필요하다. 포교, 전법, 교화, 교세학장, 출가자 증가는 저절로 이뤄질 것이다.

선효스님 : 먼저 출가한 스님들이 수행자로서 모범을 보여주는 게 근본이라 생각한다. 출가자의 여법한 모습만 보고도 출가를 결심하는 이들이 있는 것처럼, 먼저 출가한 우리들이 과연 후배스님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는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인담스님 : 은퇴출가 관련해 국민연금 수급조건이 까다롭다는 스님들 문의를 꽤 받는다. 제도 취지는 이해하나, 연금 때문에 오랜 시간 사찰에서 정인(淨人)으로 살던 분들이 출가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있다. 좀 더 고민해볼 문제이다.

지난 2월26일 56기 사미사미니계 수계교육이 진행 중인직지사에서 출가상담사 스님을 만났다.

[불교신문3468호/2019년3월6일자]

직지사=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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