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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면 일체중생 모두 서로의 ‘호법신(護法神)’입니다”

기사승인 2019.04.15  09: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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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용수 서양화가 ‘호법신’展

손용수 작가가 4월30일까지 안국약품갤러리AG에서 ‘호법신’展을 연다. 이 사진은 ‘둘도 없고 다름도 없다’ 작품.

‘데칼코마니’ 기법 활용해
좌우대칭 속 비대칭구조로
생성과 소멸 등 공존 표현

구상·추상 나눌 필요 없어
‘추상’ 미술이 난해하다면
직접 작업한다 상상해보길

 

서양화가 손용수 작가에게 작품은 ‘삶의 기록과 흔적’이다. 연기를 통해 현재의 환경과 화면(캔버스), 재료가 무심히 합쳐지며 공존하는 현상을 관조하는 최초의 목격자가 곧 손 작가 자신이라고 본다.

손 작가는 서울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중국으로 건너갔다. 중국미술학원(중국미술대학)에서 애니메이션과 석사과정과 미술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한 뒤 본격적인 미술작업을 할 욕심으로 큰 작업실을 임대하고 대량으로 재료도 구입했다고 한다. 하지만 티베트불교에 귀의해 본격적으로 불교공부를 하면서, 특히 공성(空性)을 접하면서 모든 것이 의미가 없고 공허하다는 사견에 빠졌다. 하루 종일 작업실에 있어도 꼼짝을 못하는 날들이 반복되고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숯(炭)을 갈아서 바르기 시작했고 그 작업을 통해 ‘제게 주어진 모든 것이 감사하다’는 하심의 마음이 일어났다고 한다. ‘Withdrawn’ ‘세상을 등지고’ ‘背向’ 등도 그때 만든 작품이다.

중국 상하이에서 커뮤니티 아트 스튜디오 ‘Drawing DNA’를 운영하며 작품활동도 전개하고 있는 손 작가가 지난 1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서울안국약품갤러리AG에서 ‘호법신(護法神)’을 주제로 한 기획전을 열고 있다.

손 작가는 호법신을 “제 자신의 선한 기운”이라고 풀어놨다. 이번 전시작품 중 ‘양사나이-내정된 기록자’라는 작품은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 등장하는 가상의 인물을 조형화했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이 만나게 된 ‘양사나이’는 세상의 모든 일들을 기록하는 인물이다. 초췌하고 지친 양사나이는 서둘러 세상일을 기록한다. 손 작가 또한 이 양사나이가 자신의 모든 삶을 기록하고 있다고 상상했다. “양사나이가 제 기록을 하면서 무척 안타까워할 것입니다. 수많은 업을 지으며 참회도 하지 않고 무지의 삶을 이어가는 모습을 기록하면서 그는 무언가 제게 얘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 얘기는 무시되거나 듣고도 모르는 척하기 일쑤입니다. 제 양심의 소리는 그렇게 점점 지키고 희미해져 가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손 작가는 확장된 개념으로 부모, 지인, 더 나아가 일체중생 모두가 서로의 호법신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자신이 자각하고 인식하는 모든 것이 호법신이며 악의 기운과 선의 기운이 공생하는 자성을 깨닫고 내면을 관정함으로써 호법신은 드러날 수 있다는 게 손 작가의 설명이다.

호법신 작품의 주요재료는 목탄가루와 수성미디엄의 혼합이다. 숯은 생성과 성장, 소멸의 윤회를 집약하는 상징적 물질이다. 손 작가는 소멸한 후 남은 탄소화합물질을 다시 생성의 재료로 사용하는 반복작업을 통해 사유의 생성과 성장, 소멸을 연계시켜 나가고 있다.

전시작품은 주로 데칼코마니 기법을 활용했다. 작품의 좌우대칭 속의 비대칭구조에서 생성과 소멸, 번뇌와 보리, 약과 독 등은 나눠져 있지만 공존하고 있다. 데칼코마니 작업 특성상 화면의 반을 접고 펴면서 반대쪽을 찍는 과정에서 목탄과 물감이 가운데로 흘러내린다. 이 과정에서 가운데 부분에 두 화면을 가르는 비대칭의 효과가 형성된다. 이 계면의 불완전성은 공성의 관점에서 “내가 있다고 생각하는 분별심, 즉 스스로를 미혹의 경계에 가두고 허상을 쫓는 단견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손 작가는 설명했다.

손 작가는 추상미술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본인이 직접 이런 작업을 한다고 생각해보라고 권했다. 특히 불자라면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수행의 방편으로 삼길 당부했다. “구상과 추상을 굳이 나눠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특히 추상미술이 어렵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감상하는지 질문하신다면 저는 본인이 직접 이러한 작업을 한다고 상상을 해보시라고 권합니다. 조금만 용기를 내시면 추상미술은 자성을 드러내는(draw) 좋은 방편입니다. 더욱이 불도를 이루려 수행한다면 큰스님의 가르침과 함께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수행으로 삼아 용맹정진하길 기원합니다.”

‘양사나이-내정된 기록자Ⅳ’ 작품.

박인탁 기자 parkintak@ibulgyo.com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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