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회 회향한마당에 참여한 내외국인들이 흥겹게 강강술래를 하고 있다.

세계인의 축제 불기 2563년 ‘연등회(燃燈會)’가 화려한 꽃비와 뜨거운 함성 속에서 막을 내렸다. 오늘(5월4일) 오후 9시30분 종각 사거리 특설무대에서 열린 회향한마당. 동국대학교 운동장에서 시작한 연등행렬을 마무리한 수 만 명의 내외국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인류의 위대한 스승’ 부처님의 탄생을 한마음으로 축하했다.

매년 연등회의 대미를 장식하는 회향한마당. 특히 올해는 젊은이들의 상징과도 같은 EDM(Electronic Dance Music)이 봉축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홍대 클럽’이 따로 없었다. 참석자들은 열정적이고 흥겨운 음악 속에서 손에 손을 맞잡고 5월의 토요일 밤을 신나게 즐겼다. 국경과 세대를 초월한 최고의 축제라고 말하기에 어느 때보다 부족함이 없었다.

동국대 운동장을 출발한 스님과 불자들은 종로를 거쳐 밤 9시30분경 조계사에 도착했다. 이미 5월 서울의 대표적인 볼거리로 자리한 회향한마당이다. 연등회에 참가하지 않은 일반 행인들도 기다렸다는 듯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종각사거리는 어느새 1만여명의 환호성과 박수소리로 달아올랐다. 개그맨 김주철의 사회로 진행된 공연은 타악퍼포먼스 야단법석의 육중한 북소리로 무대는 막을 올렸다. 이어 ‘이등병의 편지’를 작곡한 김현성밴드, ‘타타타’로 유명한 불자가수 김국환이 관객들을 환희 속으로 이끌었다.

연등회를 대동과 화합의 마당으로 장엄하는 강강술래 시간.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사람들은 대여섯명씩 짝을 지어 손을 맞잡고 원을 그렸다. 아이와 노인이 함께 어깨를 맞대었고 내국인과 외국인이 오랜 친구인 듯 스스럼없이 어울렸다. 쿵쿵거리는 댄스음악에 맞춰 다들 자유롭게 춤사위를 펼쳤다. 이들은 부처님의 자비광명 속에서 인종, 성별, 세대의 차이를 뛰어넘어 하나가 되었다.

회향한마당의 하이라이트는 ‘꽃비.’ 수십만의 연분홍 색종이가 서울의 밤하늘을 수놓았다. 꽃비와 EDM이 동시에 쏟아지면서 축제는 절정에 올랐다. 이때만큼은 모두가 아름다운 청년이 되어 ‘불금’의 클럽을 연상케 하는 즐거움을 맛봤다. 예정된 공연시간은 지났으나 흥에 취해 모두가 ‘한 번 더’를 외쳤다. 10시40분. 1시간 넘게 이어진 무대는 내년 오늘을 기약하며 웃음과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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