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종스님 / 논설위원·강릉 현덕사 주지
현종스님 / 논설위원·강릉 현덕사 주지

안국선원장 수불스님이 30여 년 전 인연 따라 뿌린 씨앗이 발아해서 지금의 남국선사 대웅전이 완성됐다. 그때 심어진 인연이 오늘에서야 한 송이의 연꽃법당으로 피어났다. 주지 스님의 안내로 법당이라고 가리킨 건물을 본 순간 아~하고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지금까지 참배하고 봐온 수많은 법당 중에 단연 최고의 법당이다.

한국에서 모셔온 주불인 석가모니부처님과 협시보살로 문수ㆍ보현보살님을 남국선사 회주 수불스님의 증명으로 점안해 모셨다. 3월17일 영주 안국사 백상선원 대중 스님들과 함께한 사시예불 염불소리가 연꽃법당을 가득 메우고도 넘쳐흘러 2만여평의 남국선사 도량에 울러 퍼졌다. 200여명의 신도들과 함께한 감격스러운 법회였다.

이렇게 아름다운 도량을 일구고 대중이 운집해 법회를 하기까지의 여정은 눈물겨운 사연들로 메워져 있었다. 뉴질랜드 이주 1세대 불자들은 우리 부처님이 그립고 도반이 그리워 가고 싶어도 갈 사찰이 없어 외국 사찰에 가서 참배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한인 불자들과 만나길 바라는 서원을 담아 전화번호를 남겨놓기도 했다. 간절한 서원이 서로 맞닿아 다섯 가족이 모여 뉴질랜드 한인불자인회를 만들어 가정법회를 하였다고 했다. 점차 참여 가족이 늘어나면서 두세 시간 회관을 빌려 법회를 했었다. 그것도 여의치 않을 때는 바닷가 잔디밭에서 야단법회를 했다고 했다. 부처님과 향로 촛대를 모시고 다니면서 청수와 마지를 올리고 법회를 봤다고 한다. 30여 년 전부터 법회를 볼 때 모셨던 하얀 백옥 부처님은 지금도 관음전 피아노 위에 모셔놓고 있다.

또 여기 와서 놀라운 것이 하나 있었다. 여기 불자님들이 내가 출가했을 때의 우리나라 어느 사찰에서 만났던 거사님과 보살님의 모습이었다. 삼보를 공경하는 모습이 예전에 봤던 불자님들의 모습 그대로였다. 이런 해외 불자를 보면서 부끄러운 나를 되돌아 볼 기회가 됐다. 뉴질랜드 남국선사 연꽃법당이 한인 교포를 넘어 뉴질랜드를 찾는 현지인, 더 나아가 세계인들의 몸과 마음의 쉼터가 되길 기원한다.

[불교신문 3813호/ 2024년 3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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